“한국 국민들이 자신감 심어줘”
2-0 완승으로 독일월드컵 출정을 마친 아드보카트 감독은 변함없는 여유와 너그러운 포용력으로 한국대표팀의 필승을 다짐했다. 이제 그의 손에 23명의 태극전사들과 한국 축구의 운명이 맡겨졌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23일 세네갈전에 뛰지 않았던 박지성을 투입해 중원을 장악케 했다. 한국팀 전력의 핵심인 박지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였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에 대해 “3주반 만에 경기를 해서 예리함이 많이 떨어졌다”며 후반 35분 김두현을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박지성은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날개공격수로도 기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김두현-박지성을 동시에 기용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선제골을 터뜨린 설기현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설기현은 소속팀에서 출장기회가 적다보니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며 한동안 부진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후반 체력이 떨어진 설기현을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게 해 예전 컨디션을 찾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빨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세네갈전에서 ‘역주행 사건’으로 주눅들어있는 설기현을 격려하는 목소리다.
지난해 9월 부임 당시 ‘땅에 떨어진 한국 축구에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장담했던 아드보카트 감독은 “한국의 국민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승리의 공을 팬들에게 돌렸다. 그는 “내가 지금 맡고 있는 팀이 내게는 가장 소중하다”며 독일월드컵 선전을 다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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