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장신스트라이커 마르코 슈트렐러(오른쪽)가 4일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팀의 네번째골을 넣은 뒤 자신보다 15cm가 작은 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취리히/AP 연합
[D-4] 키다리 전성시대
1m95 슈트렐러 2골…스위스, 중국에 4-1
한국전서 프라이와 투톱 이룰듯
1m95 슈트렐러 2골…스위스, 중국에 4-1
한국전서 프라이와 투톱 이룰듯
한국 수비수 중 키가 가장 크다는 최진철(1m87)도 그를 올려다 봐야 한다. 알프스의 ‘인간장대’ 마르코 슈트렐러(25·쾰른)의 키(1m95)가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스위스대표팀의 슈트렐러는 키만 멀대 같이 큰 스트라이커가 아니기에 더 철저한 경계가 요구된다. 그는 4일(한국시각) 취리히 하드턴경기장에서 열린 중국과 평가전에서 골잡이 알렉산더 프라이(렌)와 함께 2골씩 넣어 4-1 대승을 이끌었다.
독일월드컵 G조 3차전 상대인 한국을 대비해 중국과 경기를 가진 스위스는 코트디부아르(1-1), 이탈리아(1-1)전을 포함해 최근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1승2무를 기록했다.
코트디부아르전에 이어 이날 프라이와 짝을 이룬 슈트렐러는 제공권 장악 뿐 아니라 스피드와 볼컨트롤 능력까지 지닌 공격수다. 수비수를 등지고 있다가 뒷공간으로 침투되는 공을 잡기 위해 빠르게 돌아가는 움직임도 좋다. 헤딩으로 프라이 발 앞에 공을 떨궈주는 플레이도 상대를 위협한다.
이날 슈트렐러는 1-0으로 앞서던 후반 2분 중국 문지기가 쳐낸 공이 문전으로 쇄도하던 그의 손에 맞으면서 골문으로 들어갔지만, 주심이 보지 못해 행운의 골이 됐다. 그러나 3-0이던 후반 28분에는 하칸 야킨(BSC영보이스)이 찔러준 스루패스가 수비진 뒷공간으로 날아들자 재빠르게 낚아채 문지기까지 제치고 골을 넣었다. 프라이도 페널티킥을 포함해 2골을 넣어 요주의 인물임을 과시했다.
슈트렐러는 독일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프라이와 호흡을 맞춘 요한 폰란텐(NAC브레다)이 부상으로 제외돼 스위스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슈트렐러는 터키와의 독일월드컵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극적인 만회골로 스위스의 월드컵 진출을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1차전에서 2-0으로 이긴 스위스는 2차전에서 2-4로 졌지만, 슈트렐러의 두번째골이 없었다면 탈락할 뻔했다. 유로2004 직전 발이 부러져 출전이 무산되기도 했던 슈트렐러는 좌절을 딛고 스위스의 최전방 전사로 되돌아왔다.
그간 스위스의 경기를 지켜본 하재훈 대한축구협회 분석위원은 “스트라이커의 능력을 두루 갖춘 위협적인 존재로, 컨디션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다”며 “수비수의 키가 작은 한국전 때 출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슈트렐러가 프라이에게 떨어뜨려주는 공이나 수비수 뒤로 돌아가는 움직임을 협력수비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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