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휘슬 울렸다…지구촌 저편 당신도 월드컵 시간여행?

등록 2006-06-09 18:53수정 2006-06-10 03:06

밤 시간에 지켜볼 아시아 잠 못 이루고…
유럽 “직접 보러 간다” 수십만명 대이동
남미는 일손 놓을 채비…곳곳 ‘개점 휴업’
드디어 시작이다. 65억 지구촌 인구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독일월드컵이 한달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지구촌 축구팬들은 현실의 괴로움을 잠시 잊고 푸른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환호와 탄식, 승리와 패배, 즐거움과 아쉬움의 다양한 변주곡에 울고 웃는다.

잠 못 이루는 아시아=한국은 2002년에 이어 2006년에도 심야 거리응원을 포기하지 못하겠다는 열성파들이 많은 곳이다. 다음·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모임에는 월드컵 응원 ‘번개’ 공지 글이 넘쳐나고, 전국 곳곳의 도심은 물론 동네 구석구석까지 심야 야외응원 장소가 마련되고 있다. 정미현(29·서울 강서구 화곡동)씨는 “토고전 때는 동네 운동장에서도 대형스크린으로 심야 응원을 할 수 있게 한다고 들었다”며 “시내는 귀가가 힘들어서 동네 친구들이랑 가까운 운동장으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예 심야 단체응원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야후코리아는 토고전 당일인 13일 회사 인근 삼성동 코엑스의 영화관 메가박스에 ‘야후관’을 마련해 전 직원이 참석하는 응원전을 펼친다. 야후 직원들은 경기 3시간 전에 모여 영화를 관람한 뒤 경기를 보면서 응원을 하고 회사는 직원들에게 식사와 맥주, 응원도구 등을 제공한다. 푸르덴셜 생명보험 투자관리팀도 23∼24일 경기도 가평의 한 펜션에서 여름 정기 단합대회를 열고 스위스전 단체응원을 벌이기로 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임직원들은 경기 이천공장 운동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토고전을 단체로 관람하면서 ‘박지성 세트’ ‘이영표 세트’ 등 야식 거리를 팔아 수익금을 난치병 어린이 돕기에 사용한다.

중국은 대표팀이 본선 진출에 실패한데다 경기가 자정 전후에 열리는데도 연인원 100억명이 월드컵을 시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는 밤새 월드컵을 시청할 남편들 때문에 ‘월드컵 미망인’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유럽 “독일로, 독일로” 민족대이동=솅겐 협정으로 국경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유럽에서는 개막과 함께 독일로 향하는 민족 대이동이 본격화했다. 독일월드컵조직위원회 쪽에서는 무려 100만명에 이르는 세계 각국의 축구팬들이 자국 팀을 응원하기 위해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잉글랜드에서만 10만명이 도버해협을 건너오며, 폴란드에서는 무려 30만명이 국경을 넘어와 ‘엑소더스’를 방불케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악명 높은 훌리건들의 난동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 각국은 모두 300여명의 경찰을 이미 독일 현지에 파견해, 자국 극렬 축구팬들의 ‘원정폭력’에 대비하고 있다. 독일 경찰은 논란 속에서도 알몸 수색권까지 행사할 계획이다. 독일축구연맹은 스위스축구연맹한테 400명의 훌리건 명단을 넘겨받아 대회 기간 경기장 출입을 금지시켰다.


하지만 영국 경찰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여권 제출을 요구당한 3300여명 가운데 200여명이 이를 거부하며 끝까지 ‘범죄 의지’를 버리지 않아 영국과 독일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남자들의 열광적인 월드컵 분위기에 질린 일부 독일 주부는 집을 버리고 월드컵 피난여행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국제축구연맹은 영국에서만 모두 18억9천만달러(약 1조8천억원)의 도박 판돈이 내걸리는 등 승부 조작이 우려되자 ‘조기경보 시스템’ 회사까지 차려 심판들에 대한 경계 근무를 강화했다.

일손 놓은 남미=점심시간 이후부터 저녁 때까지 경기가 주로 치러지는 남미는 이미 월드컵 열기에 빠졌다. 현지시각으로 10일 오후 4시 코트디부아르와의 첫 경기를 앞두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벌써 열광의 도가니다. 아르헨티나는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에는 모든 공공기관과 학교, 기업체가 일제히 일손을 놓고 텔레비전을 시청하기로 했다. 그 시간이면 온 나라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가 된다. 파라과이에서도 이미 수많은 폭죽이 팔려나가 자국 대표팀의 첫승을 고대하고 있다. 파라과이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 임시 공휴일로 정해지진 않았으나 사실상 나라가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에서도 점점 달아오르는 월드컵 열기가 초여름 더위를 능가한다. 미국에서는 축구가 비인기 종목이지만 히스패닉계를 겨냥한 방송사들이 전 경기 중계에 들어갔다. 다음달 2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멕시코에서는 월드컵 때문에 선거 이슈가 묻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각 후보는 축구를 선거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정세라 전종휘 박현정 기자 seraj@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