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감독은 누구래?” 월드컵 개막일 감독이 사퇴한 토고 선수들이 11일(한국시각)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운동장에 나와 몸을 풀고 있다. 방겐/AFP 연합
셰퍼 전 카메룬 감독 ‘출전수당’ 타결 전제 지휘봉
한국전은 마웨나 코치가 맡아…G조 득실계산 복잡
한국전은 마웨나 코치가 맡아…G조 득실계산 복잡
오토 피스터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그리고 반프리트 셰퍼(56) 전 카메룬 감독의 영입.
토고가 G조의 어지러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개막일 감독 사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연출한 토고가 발빠르게 내부정비에 나섰다. 그만큼 G조의 16강 계산법도 더 복잡해졌다.
우선 한국 등 G조 팀들은 토고의 내홍을 섣불리 반기지 않는다. 토고가 새 감독 영입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무너진다면 자국에 꼭 유리하다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토고의 자중지란이 나머지 3개 팀에 어떻게 작용할지 이해득실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인지 각 팀의 반응도 신중하다.
이원재 한국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은 10일 독일 레버쿠젠 훈련장에서 “아드보카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토고 감독의 사퇴 보도를 접한 뒤 ‘이런 일이 우리 팀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토고의 두번째 상대인 스위스도 겉으로는 이런 불화에 반색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쾨비 쿤 스위스대표팀 감독은 평온한 어조로 “토고가 예전보다 약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골잡이인 알렉산더 프라이도 “(토고 소식은) 팀 안에서 화제가 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관심사는 프랑스와의 경기이며, 다른 팀 문제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의 셰퍼는 출전수당 문제 타결을 전제로 토고의 새 감독 제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셰퍼는 2002 한-일 월드컵 때 카메룬 사령탑을 맡았지만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더욱이 셰퍼가 지휘봉을 잡더라도, 한국과의 예선 1차전은 코조비 마웨나 코치가 사령탑을 맡는다.
토고가 안정을 찾기 전에 한국이 먼저 상대하는 것이 ‘행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토고는 아직도 내분이 심각하다. 토고 정부는 홈페이지 논평을 통해 “선수인지 은행원인지 알 수 없다”며 대표팀을 강하게 비난했다. 반면, 피스터 감독은 사퇴하면서 선수가 아니라 토고축구협회 쪽을 비난했다.
서아프리카의 빈국 토고가 월드컵에서 겪는 재정적 어려움은 크다. 토고정부는 독일에 100명의 공식 응원단을 파견하기 위해 5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독일 대사관은 이들의 비자발급을 거절했다. 은행잔고 증명 등을 첨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에이피(AP)통신에 따르면 ‘마마 토고’로 불리는 응원단장은 “우리 대부분은 내세울 만한 직장이 없고, 나는 얼음생수를 팔아 생계를 꾸리는데 어떻게 은행거래 내역서를 제출할 수 있겠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토고 선수들은 밤늦게까지 유흥가를 배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토고의 베일이 벗겨지는 13일 한국과의 첫 경기에 각 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서아프리카의 빈국 토고가 월드컵에서 겪는 재정적 어려움은 크다. 토고정부는 독일에 100명의 공식 응원단을 파견하기 위해 5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독일 대사관은 이들의 비자발급을 거절했다. 은행잔고 증명 등을 첨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에이피(AP)통신에 따르면 ‘마마 토고’로 불리는 응원단장은 “우리 대부분은 내세울 만한 직장이 없고, 나는 얼음생수를 팔아 생계를 꾸리는데 어떻게 은행거래 내역서를 제출할 수 있겠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도 아랑곳없이 토고 선수들은 밤늦게까지 유흥가를 배회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토고의 베일이 벗겨지는 13일 한국과의 첫 경기에 각 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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