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로시츠키, 미국 잠재운 ‘레퀴엠골’
‘로시츠키가 누구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와 5위. 독일월드컵 최고 빅매치 중 하나로 예상됐던 E조 체코-미국전에서 ‘깜짝스타’가 탄생했다. 이날 2골을 터뜨리며 체코의 3-0 완승을 이끈 토마스 로시츠키(26·아스널)가 주인공.
로시츠키는 이날 2m2 장신골잡이 얀 콜레르(33·도르트문트)의 헤딩골로 1-0으로 앞서던 전반 36분 벌칙구역 왼쪽에서 강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어 후반 31분에는 ‘베테랑’ 파벨 네드베트(34·유벤투스)의 침투패스를 받아 30m 가까운 거리를 질주한 뒤 문지기를 따돌리고 두번째 골을 뽑아냈다.
화려한 플레이로 ‘그라운드의 모차르트’라 불리는 로시츠키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콜레르와 함께 소속팀을 2001~2002 시즌 리그 우승으로 이끈 공격형 미드필더. 지난 5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로 이적했으며, 질풍 같은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갖췄다.
또 최전방공격수 못지 않은 골 결정력을 지니고 있다. ‘강철심장’ 네드베트와 체격(175㎝)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해 제2의 네드베트로 지목되기도 한다. 로시츠키는 경기 뒤 “이곳(겔젠키르헨)에서 샬케04와 많은 경기를 했다. 평소처럼 뛰었을 뿐”이라며 월드컵 데뷔전에서 2골을 터뜨린 소감을 대신했다.
10년 동안 체코 축구를 이끌어 온 네드베트와 콜레르가 여전히 녹슬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로시츠키가 단연 승리의 주역이었다.
이어 하노버에서 열린 같은 조 경기에서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는 안드레아 피를로(AC밀란)와 빈첸초 이아퀸타(우디네세)의 골을 앞세워, 마이클 에시엔(첼시)이 포진한 아프리카 최강 가나를 2-0으로 누르고 승점 3점을 챙겼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