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가 통렬한 왼발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킨 뒤 포효하고 있다. 베를린/AP 연합
크로아티아전 결승골…브라질 월드컵 8연승 신기록
삼바군단의 ‘꽃미남’ 스타 카카(24·AC밀란)의 왼발이 ‘매직 4인방’을 구해냈다.
브라질은 14일 새벽(한국시각) 베를린에서 열린 F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에 힘겨운 1-0 승리를 거뒀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둔해 보이는 투톱(아드리아누 호나우두)의 2선에 버티고 있던 미드필더 카카였다. 카카는 전반 44분 벌칙구역 전방에서 카푸의 패스를 이어받아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절묘한 왼발 중거리 감아차기 슛으로 크로아티아의 골문을 열어젖혔다. 카카의 일격으로 브라질은 4년 전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첫경기에서 터키를 2-1로 잡은 이후 1471일 만에 8연승을 기록해 월드컵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웠다.
카카는 ‘하얀 펠레’로 불렸던 지쿠 일본대표팀 감독의 뒤를 이어 브라질 축구가 낳은 최고의 백인 선수다. 잘생긴 외모에 빠르고 드리블이 뛰어나며 강력한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을 지녔다. 2003년 이탈리아 세리에A AC밀란에 입단한 뒤 놀라운 속도로 성장해 포르투갈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후이 코스타를 밀어내고 주전자리를 꿰찼다. 자신의 월드컵 무대 첫골을 터뜨린 카카는 경기 뒤 “첫 경기에 이 정도면 충분히 잘 했다”며 만족해 했다.
비록 브라질이 이겼지만 ‘매직 4인방’(호나우두 아드리아누 호나우지뉴 카카)의 화려한 골잔치를 기대한 축구팬들에겐 실망스러운 경기였다. 브라질은 조직력을 갖춘 크로아티아가 역습을 노린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자 쉽게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했고, 투톱 아드리아누와 호나우두의 위력도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전엔 크로아티아가 경기를 주도했고 프로소(글래스고 레인저스), 마르코 바비치(바이어 레버쿠젠)가 연달아 날카로운 슛을 날리며 브라질 골문을 위협하기도 했다.
카를루스 알베르투 파헤이라 브라질 감독은 월드컵이 열리기 전부터 “16강전 이후 토너먼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승리를 거둔 이날도 “모두 7경기를 치러야 하고 이제 시작이다. 점점 전력을 끌어올리겠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