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후계자 1순위 다투는 신예 공격수…찰떡호흡
“이번 승리는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무적함대’의 월드컵 축포를 터뜨린 다비드 비야가 그라운드에서 포효했다. 14일(현지시각) 스페인이 4-0으로 우크라이나를 격침시키던 현장, 비야는 두 골을 넣어 ‘라울 곤잘레스의 후계자’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과시했다. 24살의 스페인 골잡이 비야는 월드컵 출전은 처음이지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발렌시아가 사실상 ‘판매불가’를 선언할 정도로 사랑하는 스타다. 발렌시아는 지난 3월 비야와의 계약을 2013년까지 연장하면서 1억2600만유로(약 1524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해야 선수를 내준다는 바이아웃 조항을 붙였다. 비야는 지난 시즌 25골을 넣어 호나우지뉴(FC바르셀로나)나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득점 2위를 기록해 이에 보답했다. 두달여 전 경기에서는 막판 10분간 해트트릭으로 일거에 승부를 뒤집는 등 절정의 골감각을 자랑한다.
비야와 함께 우크라이나 문전을 유린한 선수는 역시 라울의 후계자로 꼽히는 22살의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다. 그는 창립 100돌을 넘어선 스페인 명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주포로, 스페인대표팀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이 아끼는 비밀병기로 꼽힌다. 토레스는 지난 시즌 13골로 득점 6위를 차지했다.
스페인 언론들은 비야와 토레스를 프리메라리가에서 최고의 공격수 자리를 놓고 겨루는 ‘맞수’로 꼽는다. 하지만 두 라이벌은 같은 유니폼을 입자 무적함대의 두려울 것 없는 쌍날개가 됐다. 후반 3분 토레스가 얻어낸 황금같은 벌칙차기 기회는 비야가 넘겨받아 깨끗하게 골로 연결시켰다. 토레스는 또 직접 넣지 않아서는 성에 차지않는 듯, 카를로스 푸욜(FC바르셀로나)이 패스한 공을 허벅지로 받아내며 귀신같은 드리블로 골을 성공시켰다. 우크라이나 수비진은 순식간에 벌어진 돌파에 넋을 잃을 따름이었다.
아라고네스 감독은 농익은 스트라이커 라울을 ‘조커’로 사용하고 20대 초반의 신예 병기를 대거 활용하면서 ‘젊은 무적함대’의 위용을 마음껏 과시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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