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격돌
‘빅쇼’가 시작된다.
코트디부아르와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제물로 삼아 일찌감치 16강행을 확정지은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가 22일 새벽 4시(한국시각) 프랑크푸르트 월드컵경기장에서 고수들의 일합을 겨룬다.
두 팀 모두 2승씩을 챙긴 터라 이긴 팀이 조 1가 된다. 현재 국제축구연맹 랭킹은 네덜란드(3위)가 아르헨티나(9위)를 앞서고, 두 나라의 대결 전적도 네덜란드가 3승1무1패로 앞선다. 하지만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이나 합산 순위는 아르헨티나가 더 우세하다. 게다가 아르헨티나는 2차전에서 세르비아-몬테네그로를 6-0으로 대파하며 골폭풍을 몰아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기도 하다.
아르헨티나는 천재플레이메이커 후안 로만 리켈메(비야레알)를 중심으로 18살 골잡이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카를로스 테베스(코린티안스), 하비에르 사비올라(세비야), 에르난 크레스포(첼시) 등 공격자원이 철철 넘쳐난다. 네덜란드도 황금왼발 아르연 로벤(첼시), 신예 로빈 판 페르시(아스널), 골잡이 뤼트 판 니스텔로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공격진이 화려하다.
네덜란드는 16강전에 대비해 전력을 비축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프랑스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365>에 따르면, 마르코 판 바스턴 네덜란드 감독은 “(16강 진출이 확정된 만큼) 다음 경기에서 모험을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고누적으로 출장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 가운데 몇몇을 신중히 선택해 (16강 이후를 위해) 아껴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여유를 갖고 상대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 골잔치에서 9명 선수들이 26회에 걸친 패스를 정교하게 이어 57초만에 골을 성공시키는 등 관중들을 열광시키는 화려한 플레이를 펼쳤다. 이날 두골을 넣은 ‘수훈갑’ 막시밀리아노 로드리게스는 “두팀 모두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지었기 때문에 그리 격렬한 경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승리를 원하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기를 원한다”고 단언해 자존심 대결에서 양보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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