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축구·해외리그

‘강철’마저 꺾은 이 지독한 불운!

등록 2006-06-23 20:02

지독한 성실성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두개의 심장’을 가졌다는 체코의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트(34·유벤투스). 그의 월드컵 무대가 22일 이탈리아전 0-2 패배로 끝이 났다.

‘하늘에 빼앗겼다’는 그의 불운은 독일월드컵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탈리아, 가나, 미국과 함께 E조에 속한 체코는 주전 공격수 밀란 바로시(애스턴 빌라)와 얀 콜레르(도르트문트)가 조별리그에서 부상으로 빠지며 결국 ‘죽음의 조’ 희생양이 돼야 했다.

체코 네드베트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유벤투스 동료 부폰에 막혀 쓸쓸한 퇴장

동갑내기인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레알 마드리드)이 1998년 프랑스월드컵 우승,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 우승, 2001~2002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하는 것을 지켜만 봤던 네드베트의 불운은 타고난 것이었다. 조국 체코는 늘 2% 부족한 전력으로 유로 1996 준우승, 유로 2004년 4강에 그쳤다. 1998년과 2002년 월드컵에는 본선 진출권을 얻지 못했다.

유로 2004 이후 대표팀을 떠났던 네드베트는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노르웨이와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시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팀을 이끌며 체코를 16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16강을 위해서 반드시 꺾어야 했던 이탈리아의 골문 앞엔 그의 절친한 팀(유벤투스) 동료이자 세계 최고의 문지기인 지안루이지 부폰이 버티고 있었다. 부폰은 3차전에서 네드베트의 결정적인 중거리슛을 번번이 막아냈고, 꿈에 그리던 네드베트의 첫 월드컵은 16강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만을 남긴 채 막을 내렸다.

0-2 패배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네드베트는 고개를 떨구며 잠시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곧 밝은 표정으로 상대편 감독, 선수들과 일일히 악수를 하며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부폰은 세계 최고의 수문장 중 한명이기에 우리를 힘들게 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마도 나의 (대표팀)마지막 경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노력으로 또 하나의 심장을 만든 ‘강철’ 인간 네드베트의 쓸쓸한 뒷모습이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