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대륙이 챔피언을 차지한다’는 월드컵의 속설이 독일월드컵에서도 여지없이 증명됐다.
포르투갈과 프랑스가 예상 외로 각각 잉글랜드와 브라질을 꺾고 4강에 합류하면서 월드컵 4강이 모두 유럽대륙의 나라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4강이 모두 유럽팀인 것은 이탈리아, 독일(당시 서독), 폴란드, 프랑스가 준결승에 진출한 1982년 스페인월드컵 이후 24년 만이다.
이탈리아가 노리는 행운=준결승에서 만나게 된 독일(1954, 74, 90 우승)과 이탈리아(1934, 38, 82 우승)는 네번째 월드컵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16강(호주)과 8강전(우크라이나)에서 강팀을 피한 이탈리아가 첫 고비를 맞는다. 이번 월드컵이 이탈리아가 우승했던 1982년과 닮은 꼴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겐 희망이 될 수도 있다. 1982년 당시 이탈리아는 ‘승부조작’ 스캔들로 시끄러웠고, 승부조작 혐의로 2년간 출장정지를 당했던 파울로 로시가 6골로 득점왕에 오르며 우승을 이끌었다.
포르투갈 첫별을 달까?=브라질을 누른 프랑스는 1998년 안방대회 이후 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반면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0년 만에 4강에 오른 포르투갈엔 이번이 첫 월드컵을 들어올릴 기회다. 포르투갈은 1989년과 91년 세계청소년축구대회를 제패하며 축구판을 떠들석하게 했지만 메이저대회(유럽선수권, 월드컵) 우승은 차지하지 못했다. 이미 30대 중반에 들어선 마지막 ‘황금세대’인 루이스 피구(인테르밀란)와 페드로 파울레타(파리 생제르망)에 기회가 온 셈이다.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탈락하는 바람에 우승 트로피가 어디로 갈지는 오리무중이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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