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당 2.3골 역대 두번째 골가뭄
골 가뭄에 빠진 독일월드컵이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해트트릭이 없는 대회가 될 상황에 처해 있다.
1930년 우루과이월드컵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까지 17차례의 월드컵에서 한 선수가 3골을 넣는 해트트릭이 나오지 않은 적은 없었다. 한국이 첫 출전한 1954년 스위스월드컵 때는 역대 최다인 7번의 해트트릭이 나왔다. 한-일월드컵 때는 포르투갈의 페드로 파울레타와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등 2명이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클로제는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머리로만 3골을 넣는 진기록도 남겼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때 산도르 코츠시스(헝가리),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는 미셸(스페인)에게 해트트릭을 헌납한 바 있다.
하지만 독일월드컵에서는 클로제를 비롯해 루카 토니(이탈리아), 막시 로드리게스(아르헨티나), 파울로 완초페(코스타리카) 등 골잡이들이 한 경기에서 최고 2골을 넣는데 그쳤다. 남은 4강전과 결승전에서 각팀들이 수비벽을 두텁게 쌓을 것으로 보여, 이번 대회는 해트트릭 없는 대회가 될 공산이 크다.
이렇다보니 8강전까지 역대 월드컵 최소골 2위에 해당되는 경기당 평균 2.3골의 골 흉작이 이어지고 있다. 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의 반발력이 커 많은 골이 터질 것이란 예상과 다른 양상이다.
이런 현상은 공격수부터 수비진까지 30~40m로 간격을 좁혀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현대축구의 특징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영철 성균관대 감독 겸 대한축구협회 전력분석위원은 “요즘 축구가 압박을 통한 조직적인 수비력으로 공격수 개인능력을 제한하기 때문에 골이 쉽게 터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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