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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단 vs 부폰, 월드컵을 들어라!

등록 2006-07-07 19:28수정 2006-07-09 08:52

14면
14면
지단, 화려한 은퇴식을 위하여!
부폰, 최고방패 기록을 위하여!
‘아트사커의 지휘자’ 지네딘 지단(34·레알 마드리드). 이제 그가 축구인생의 ‘백팔번뇌’를 끊으려고 한다. 10일 새벽 3시(한국시각) 베를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탈리아와의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은 그의 고별무대다. 여기까지 오는데 그는 107번의 A매치를 치르며 숱한 영광과 좌절을 경험했다.

1994년 8월17일 체코전. 스물두살이던 그는 0-2로 뒤질 때 투입돼 2골을 넣으며 화려한 등장을 알렸다. 1998 프랑스월드컵과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0) 우승은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에서 망명해온 가난한 이방인의 아들을 세계 최고스타로 바꿔놓았다.

그러나 유로 2004 8강전에서 그리스에 0-1로 졌을 때 그는 ‘불능에 빠진 늙은 지휘자’라는 자국 언론의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바로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그러나 프랑스가 독일월드컵 유럽예선 조 4위로 처지며 본선행이 가물가물해지자, 그는 집까지 찾아온 레몽 도메네크 감독의 ‘삼고초려’를 받아들여 다시 주장 완장을 찼다.

지단은 독일월드컵에 앞서 은퇴를 발표하며 이런 바람을 내비쳤다. “모든 것을 정리하려고 한다. 마르세유 뒷골목에서 공을 차며 컸던 나에게 남은 마지막 목표가 있는데, 바로 독일월드컵 우승이다.” 포르투갈과의 4강전에서 페널티골을 넣어 팀을 결승에 올려놓은 지단에 대해 도메네크 감독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기에 지단은 모든 걸 바치고 있다. 그 열정을 보며 동료들도 함께 뛰고 있다”고 말했다. 결승전은 그의 A매치 108번째 경기다. 스위스와 한국에 연이어 비기며 2002 한-일월드컵에 이어 조별리그 탈락위기에 몰렸던 지단은 은퇴시점을 결승까지 끌고 왔다. 이 경기가 끝나면 수비수들의 골칫거리였던 그의 ‘마르세유 턴’(360도 회전 드리블)도 그라운드의 역사로 사라진다.

그러나 ‘백팔번뇌’를 마감하려는 지단 앞에 만만치 않은 상대가 버티고 서 있다. 어머니가 이탈리아 투포환 챔피언 출신인 ‘아주리군단’의 명수문장 잔루이지 부폰(28·유벤투스). 지단이 6년간 뛴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유벤투스를 떠난 2001년, 부폰은 파르마에서 유벤투스로 옮겨왔다. 2001년 당시 지단이 사상 최고인 7300만파운드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에 간 것처럼, 부폰은 문지기 사상 세계 최고의 이적료인 4500만달러를 받고 유벤투스에 둥지를 틀었다.

부폰이 왜 부담스러운 존재인가? 독일월드컵 미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 때 팀 동료가 넣은 자책골을 빼고 4강전까지 상대 선수에게 단 한골도 내주지 않았다. 우크라이나와의 16강전에서는 머리를 골포스트에 부딪히면서 공을 밖으로 걷어냈다. 특히 부폰은 미국전 자책골 이후 4강전까지 453분의 무실점 방어를 하고 있다. 결승에서 65분만 버티면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월터 쳉가(이탈리아)가 세운 517분 0점방어 기록을 허문다. 결승전마저 무실점으로 막는다면 76년 월드컵 역사상 필드골을 허용하지 않은 유일한 문지기란 영예도 얻는다. 부폰은 선방 부문에서도 23개의 슈팅을 막아내 1위에 올라있다. 야신상(최고의 문지기), 골든볼(최우수선수) 후보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이다.

지단은 조국 프랑스에 월드컵 통산 두번째 우승컵을 선물하고 떠날 수 있을까. 아니면 부폰이 대기록과 함께 이탈리아의 네번째 월드컵 우승을 지켜낼까. 지구촌의 시선이 결승전이 열릴 베를린으로 모아지고 있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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