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가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유에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발리 공격을 하고 있다. 뉴욕/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168㎝. 여자 테니스 선수치고는 작은 키다. 상대 선수의 키는 182㎝. 그리고, 세계 2위 선수였다. 경험 면에서도 한참 밀렸다. 그랜드슬램 4강 무대도 처음이었다. 게다가 아직은 플레이에 기복이 있을 10대. 하지만 코트 위에서 관중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등 침착하게 경기를 이끌었고, 결국 생애 처음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3일 전 19살 생일을 맞은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세계 73위)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대회 유에스(US)오픈(총상금 5750만달러)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23·벨라루스)를 2-1(7:6〈7-3〉/4:6/6:4)로 꺾었다. 10대 선수가 유에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2019년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7위) 이후 2년 만이다.
페르난데스는 2시간21분 동안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자신만의 플레이를 이어갔다. 서브 게임을 뺏겨도 흔들리지 않고 강약을 조절한 허를 찌르는 공격으로 상대 서브 게임을 도로 뺏어왔다. 발빠른 움직임으로 폭넓은 코스 커버 능력을 보여줬다. 반면 사발렌카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이어가다가 실책을 연발했다. 위닝 샷(45개)도 많았지만 실책(52개·페르난데스는 23개)은 더 많았다. 서브 에이스는 페르난데스(6개)보다 많은 10개였지만 더블폴트도 8개(페르난데스 2개)나 기록했다. 4-5로 뒤진 마지막 3세트 자신의 서브 게임 때도 더블폴트를 2차례 범해 자멸했다. 사발렌카는 2세트 경기 도중 자신의 라켓에 분풀이하다가 경고를 받기도 했다.
레일라 페르난데스(캐나다)가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유에스오픈 준결승전에서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에게 발리 공격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페르난데스는 32강전에서 오사카 나오미(일본·세계 3위)를, 16강전에서는 안젤리크 케르버(독일·17위)를 꺾었다. 8강전에서는 세계 5위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까지 제압해 뉴욕 관중의 환호를 받았다. 도장깨기 하듯 세계 상위랭커를 물리치면서 결승 무대까지 진출한 페르난데스는 경기 직후 코트 인터뷰에서 “나에 대한 응원을 멈추지 않은 뉴욕 관중에게 감사한다”면서 “결승 진출을 위해서 한 포인트, 한 포인트 따내려고 노력했다. 빨리 결승전을 치르고 싶다”고 밝혔다.
페르난데스는 12일 마리아 사카리(그리스·18위)-에마 라두카누(영국·세계 150위) 승자와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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