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링컨(왼쪽)이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KOVO 제공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이 시즌 첫 연승을 거두며 비상을 시작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1라운드 패배 설욕에 실패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대한항공은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3-0(25:11/25:21/25:20)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시즌 첫 연승을 거두며 4승4패(승점 13)로 단번에 리그 2위까지 날아올랐다.
두 팀의 맞대결은 지난 시즌과 위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만 해도 두 팀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나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대한항공이 풀세트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각각 6위(대한항공)와 7위(우리카드)로 만나 최하위권 대결을 벌였다. 이번 시즌 남자부의 혼전 양상을 대변하는 장면이다.
양 팀 부진의 원인은 뭘까? 대한항공은 올 시즌 에이스 정지석이 데이트 폭력 논란으로 이탈하며 전력 손실이 있었다. 젊은 사령탑 토미 틸리카이넨(34) 부임 이후, 기존에 강점으로 꼽히던 조직력도 흔들리며 안정감이 떨어졌다.
우리카드는 시즌 직전 컵대회에서 우승하며 올 시즌 압도적인 ‘1강’으로 꼽혔으나, 세터 하승우(26)와 주포 알렉스(30)의 호흡이 맞지 않으며 공격력이 많이 떨어졌다. 알렉스가 지난여름 대표팀에서 뛰며 체력적으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도 불안요소다.
이날 경기는 두 팀 입장에서 중요한 반전 기회였다. 양 팀 모두 직전 경기에서 승리하며 연승을 거둘 기회를 잡은 것이다. 팀 분위기를 바꿀 절호의 찬스였다.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것은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우리카드를 압도했다. 특히 링컨(28)이 16득점, 임동혁(22)이 14득점을 뽑아내며 활약했다. 반면 우리카드는 알렉스가 16득점으로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대한항공 선수들이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외나무 다리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 대한항공은 무려 4단계를 치솟았다. 남자부가 혼전에 빠져있는 만큼 승점 3만으로도 수직 상승을 일군 것이다. 올 시즌 첫 원정 승리이기도 하다. 이날 경기 뒤 대한항공 한선수(36)는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다. 부담감이 컸는데 점차 중압감을 이겨내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우리카드는 1라운드에 이어 대한항공에 또 다시 패배하며 2승6패(승점 7)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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