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 아이비케이 기업은행 감독대행. KOVO 제공
여자배구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 내홍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엉킨 매듭은 풀리지 않은 채 진실공방과 덧대기식 처방만 반복되며 문제가 더욱 꼬이고 있다. 심지어 기업은행을 제외한 6개 구단 감독이 모두 김사니(40) 기업은행 감독대행과 악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갈등이 리그 전체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악수 거부는 지난달 27일 기업은행과 지에스(GS)칼텍스의 경기 때 시작됐다. 차상현(47) 지에스칼텍스 감독은 경기 전 김사니 대행과 악수를 거부했고, 기자들과 만나 “할 말은 정말 많고 생각도 있지만 (더는 언급하지 않는 점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면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빨리 정리가 올바로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후 다른 5개 구단 감독 역시 언론을 통해 “김사니 대행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야말로 초유의 사태다.
사령탑들이 악수를 거부한 건 김사니 대행이지만, 이들의 행동은 기업은행 구단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겨냥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팀 주장인 세터 조송화(28)가 서남원(54) 전 기업은행 감독과 불화로 무단으로 이탈하고, 잇달아 김사니 대행까지 이탈하며 팀 내 내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구단은 서 전 감독을 경질했고, 김사니는 오히려 감독대행으로 임명하며 논란을 자초했다. 조송화에겐 규정에도 맞지 않는 임의해지 조처를 했다가 선수가 이를 거부하며 빈축을 샀다.
논란이 커진 뒤에도 구단의 대응은 주먹구구였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0일 상벌위를 열어 조송화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표준계약서 도입 뒤 첫 사례인 데다, 구단 내부 문제를 연맹 상벌위가 논의하게 돼 난감한 기색이다. 결국 기업은행이 내부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연맹 쪽에 떠넘긴 꼴이 됐다.
문제를 키운 건 기업은행 구단인데, 그 피해는 리그 전체가 보고 있다. 김사니 대행도 잘잘못을 떠나 구단이 받아야 할 비판까지 같이 떠안고 있다. 구단이 뒤로 빠진 사이, 매 경기 인터뷰에 나서야 하는 김 대행에게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악수 거부의 본질도 여기에 있다.
김사니 대행은 V리그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기업은행에선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전설이다. 국가대표, 해설위원, 코치 등 경력도 풍부하다. 지난해부터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장차 팀을 이끌 사령탑이 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지금은 그는 물론 여자배구 미래마저 불투명하다. 기업은행은 이제라도 본질에 맞는 책임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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