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니 아이비케이 기업은행 감독대행이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경기 전 잠시 눈을 감고 있다. 김천/연합뉴스
김사니(40) 아이비케이(IBK) 기업은행 감독대행이 자진해서 사퇴하기로 했다. 코치직도 맡지 않고 팀을 떠난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2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 안방 경기를 앞두고 “지금 사태에 관한 책임이 있다.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김 대행은 앞서 주전 세터 조송화(28)가 서남원(54) 전 감독과 불화로 팀 숙소에서 짐을 싸서 나간 뒤, 잇달아 팀에서 무단 이탈한 사실이 알려지며 팀 내 분란의 중심에 떠올랐다.
특히 기업은행 구단이 서 전 감독을 경질하면서도, 사실상 항명을 했던 김 대행은 임시 사령탑으로 발탁하면서 비판이 거셌다. V리그 여자부 다른 6개 구단 사령탑이 항의 차원에서 경기 전후로 김 대행과 악수를 거부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대행은 “무단이탈한 것이 아니다. 서 전 감독의 폭언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기업은행 사무국도 “(선수단 면담 때) 폭언으로 볼만한 내용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후 김 대행은 구체적인 폭언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더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행은 향후 계획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며 “자진사퇴는 고민하다가 결정을 내리게 됐다. 팬들께도 죄송한 부분이 크다. 어떤 이유에서든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 경기 전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 김사니 대행은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미안함이 크고,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기 때문에 그 마음을 알아서 눈물을 흘렸다”고 설명했다.
김 대행은 2017년 은퇴한 뒤 기업은행 배구단에서 영구결번으로 지정될 정도로 대표적인 선수다. 은퇴 뒤 해설위원 등으로 활약하다 지난해 5월 기업은행 코치로 부임했다. 하지만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지 2년도 안 돼 팀을 떠나게 됐다.
한편 이날 기업은행은 한국도로공사에 0-3으로 완패했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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