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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 “내 MBTI는 도전형…힙합 댄스까지 배웠어요”

등록 2022-01-03 04:59수정 2022-01-03 09:32

[다시 뛴다, 2022] 남자 피겨 간판 차준환
국가대표 선발 1차전 1위로
베이징행 티켓 확보 유력
코로나에도 ‘유랑’ 다니며 훈련

발레·현대무용에 힙합댄스도 배워
배경음악 제대로 표현한단 평가
“실패 끝에 얻는 성취감 즐거워요”
파겨스케이터 차준환이 12월21일 오전 경기 구리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리/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파겨스케이터 차준환이 12월21일 오전 경기 구리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리/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하얀 얼굴에 그늘이 하나도 없다. 인터뷰 내내 차가운 겨울 공기를 달구는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말에서는 긍정의 에너지가 넘쳐 흘렀다. ‘해피 바이러스’. 차준환(21·고려대)에게 딱 어울리는 두 단어였다.

“바람을 가르는 시원한 느낌이 좋아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 스케이트. 어느덧 그는 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이 되어 있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때는 남자 싱글 출전자 중 가장 어린 나이(17살)에 참가해 한국 남자 피겨 역사상 최고의 성적(종합 15위·이전 1994 릴레함메르 대회 때 정성일 17위)을 냈다. 아직 국가대표 선발 2차전(7~9일·의정부 실내빙상장)이 남아있지만 1차전 때 1위를 했던 터라 큰 변수가 없다면 자신의 힘(세계선수권 10위)으로 일궈냈던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2월4일~20일) 참가 두 장의 티켓 중 한 장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전초전이 될 4대륙선수권대회(에스토니아 탈린·18~23일) 출전권은 이미 확보했다.

파겨스케이터 차준환이 12월21일 오전 경기 구리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리/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파겨스케이터 차준환이 12월21일 오전 경기 구리시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리/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근 〈한겨레〉와 태릉 훈련장 근처에서 만난 차준환은 “10대 때 경험한 평창 대회가 터닝포인트가 됐다. 굉장히 긍정적인 힘과 에너지를 줬다”면서 “베이징 대회를 대비해 프로그램에 노력과 정성을 다했는데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로도 점점 발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지난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시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NHK트로피) 때 2018~2019시즌 이후 3년 만에 동메달을 걸기도 했다. 그랑프리 대회 참가는 “오랜만에 관중 앞에서 연기해서 좋았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이 지속하면서 훈련 여건은 아주 나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캐나다에서 훈련했지만 2년 가까이 국내에서 혼자 베이징 대회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열악한 국내 인프라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른 잦은 수도권 내 훈련장 폐쇄로 “어떻게든 훈련을 해야 해서” 포항으로, 강릉으로 유랑을 다녔다. 차준환은 “평창 때와 비교해 준비 과정이 바뀌었다. 국내 훈련하면서 나름의 장점도 있었고 힘든 과정에서 깨닫는 부분도 있었다.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보완해서 성장해나가면 된다”고 했다. 역시나 긍정적이다. 스스로도 자신의 장점을 “긍정적인 모드”라고 한다.

무엇보다 스케이트 그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이 크다. 그래서 “꾸준하게 훈련하고 모든 일을 스케이트와 연관 짓는 것 같다”고 한다. 차준환은 “여러 번 실패 끝에 얻는 성취감이 즐겁다. 도전하는 것이 인간의 욕구인데 힘들었던 것이 성공하면 ‘왜 이제 이게 성공했지?’하는 마음도 든다”고 했다. 그의 엠비티아이(MBTI·성격 유형 검사)는 엔티제(ENTJ). 성격 유형에서 엔티제는 ‘활동적이며 사교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분명한 목표를 세워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이호정 〈에스비에스〉(SBS) 피겨해설위원은 차준환의 장점에 대해 “스케이팅을 할 때 배경 음악을 제대로 표현할 줄 안다”는 점을 꼽는다. “음악 해석 능력이 좋고 강약 조절도 좋다”고 한다. 손끝, 발끝에서 느껴지는 그의 안무 수행력은 어릴 적부터 발레와 현대무용을 해서 더욱 극대화됐다. 최근에는 “선을 배우는 춤이 아닌 다른 춤을 배우고 싶어서” 힙합 댄스도 배웠다. 다른 리듬감을 배워서 재미가 있었단다.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위한 프로그램을 짤 때는 팬들이 메시지북을 통해 남겨준 곡들을 참고하기도 했다. 쇼트프로그램 배경음악이 ‘페이트 오브 더 클락메이커’인데 “팬들 추천 음악에 같은 라인의 작곡가를 찾아 혼합”했다. 프리스케이팅은 원래 2020~2021시즌에 사용하려고 골라놓은 곡(오페라 투란도트)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이번 시즌에 쓰게 됐다. “음악 편곡이 잘돼 있어서 마음에 무척 든다”고 했다.

차준환의 연기 모습. 연합뉴스
차준환의 연기 모습. 연합뉴스

4회전(쿼드러플) 점프 성공률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차준환은 쇼트 때 1차례, 프리 때 2차례 4회전 점프를 뛴다. 네이선 첸(23·미국), 하뉴 유즈루(28·일본) 등 정상급 선수들이 4차례 이상 4회전 점프를 뛰는 것에 비해 조금 적게 느껴진다. 차준환은 “4회전 점프 연습을 많이 하기는 했는데 리스크를 가져가느니 잘하는 부분을 극대화하기로 했다”면서 “1차 선발전 때는 준비 과정에서 점프 기술이 너무 좋았는데 경기 때 실수가 나와서 많이 아쉬웠다. 남은 기간 실제 대회처럼 워밍업을 하고 경기에 들어가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호정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안무 프로그램이 좋다. 점프 실수를 줄이면 올림픽 때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차준환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그의 스무살 삶을 관통했던 말도 그래서 ‘좋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준비하자’, ‘하루, 하루를 채워서 멋진 1년을 만들자’였다. 그는 스케이트를 “나의 길잡이”라고 표현한다. “꿋꿋하게 앞길을 걸어가며 스케이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점점 더 성장해나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차준환은 “현재의 나를 지탱해주는 힘은 스케이트에 대한 열정이다. 지금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만큼 좋은 경기를 만들어내고, 조금 더 높은 목표를 갖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고도 했다.

‘내일’을 위한 차준환의 ‘오늘’이 다시 시작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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