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삼성 선수들이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DB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KBL 제공
서울삼성이 달라졌다. 커리어 첫 트리플 더블을 달성한 김시래(33)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삼성이 이번 시즌 첫 2연승을 올렸다. 약 2주간의 코로나19 휴식 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은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방문 경기에서 원주DB를 89-74로 꺾었다. 지난 2일 고양 오리온을 상대로 9연패·원정 18연패를 끊어낸 뒤 일군 첫 2연승이다. 이날 삼성은 상대 안방에서 1쿼터부터 주도권을 휘어잡고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으며 내리 승리까지 내달렸다. 이번 시즌에만 앞서 4경기를 내줬던 DB에 앙갚음했다.
돌격대장은 돌아온 ‘힉시래’(힉스+김시래)였다. 아이제아 힉스(28·미국)가 1쿼터에만 8득점을 올리며 리드를 잡았고, 이번 시즌 프로농구 경기당 평균 도움 6.15개로 1위를 기록 중인 도움왕 김시래가 공격진을 조립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이날 김시래는 17점 11리바운드 10도움을 기록하며 커리어 첫 트리플 더블을 달성했다. 지난 오리온 전에서 리바운드 하나가 부족해 이루지 못했던 기록이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에서 나온 세 번째 트리플 더블이다.
김시래가 4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선보이고 있다. KBL 제공
DB는 김종규(31)와 조니 리 오브라이언트(29·미국)의 협공으로 추격의 고삐를 쥐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3쿼터 종료 직전과 4쿼터 시작 직후 이어진 김시래의 3점 두 방이 DB의 추격 의지를 차게 식혔다. 삼성은 4쿼터 막판 김현수(32)가 넘어지면서 샷클랏 버저비터로 3점을 꽂아넣고, 김시래의 10번째 도움을 위한 이원석(22)의 호쾌한 덩크가 터지는 등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며 경기를 끝맺었다. 이원석은 이날 21득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와 김시래의 대기록에 공헌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서 이원석은 “제가 프로에 와서 첫 연승을 했다”며 감격을 표했다. 트리플 더블 완성을 위한 마지막 덩크에 대해서는 “벤치에서 알려줘서 시래형 빨리 (도움 올리게)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지배한 김시래는 “마지막에 매니저가 기록지로 9리바 8어시를 보여줘서 잘하면 저번에 못 잡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겠다 생각했다”며 트리플 더블의 기쁨을 드러냈다.
이어서 김시래는 “제일 달라진 건 팀워크다. 선수들 사이 끈끈함이 생겼다”라며 “하위권에 처져 있지만 마지막 남은 경기에서 고춧가루 부대가 돼 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2월 28일 서울SK전 이후 370일 만에 2연승을 올린 삼성의 순위는 여전히 10위 최하위지만 삼성 농구를 보는 즐거움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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