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이냐, 장기전이냐?
프로농구 케이지시(KGC)인삼공사가 2021~2022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 2연패로 벼랑에 몰렸다. 6일 저녁 7시 안방 안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에스케이(SK)와의 3차전에서 밀리면 시리즈가 단명으로 끝날 수 있다. 반면 반격의 1승을 거둔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이 “3차전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며 ‘독’을 내뿜은 이유다.
인삼공사는 정규리그에서 에스케이에 5승1패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6강과 4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체력을 소모했고, 주력인 포인트가드 변준형이 장염으로 고생하면서 1차전(4점), 2차전(6점)에서 흔들렸다.
결정적인 순간 3~5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채는 문성곤이 발가락 부상으로 2차전에 나서지 못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문성곤의 찰거머리 수비에서 벗어난 에스케이의 최준용은 2차전 24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인삼공사의 3차전 해법은 에스케이의 속공을 차단하는 수비력 회복이다. 에스케이의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 오재현 등은 공격 시 앞뒤 볼 것 없이 전력 질주한다. 에스케이는 2차전에서 가로채기(13개-6개) 순간뿐 아니라 실점 뒤에도 빠른 되치기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인삼공사가 전성현 등의 3점포로 경기 분위기를 바꾸려 하지만 에스케이가 여유를 주지 않는다. 1~2개의 패스로 순식간에 레이업 득점을 하니 인삼공사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 간 대결은 평균에 수렴한다고 볼 때,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는 인삼공사는 수비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김승기 감독도 2차전 뒤 “수비 로테이션도 늦고, 가드 쪽에서 밀린다. 오마리 스펠맨이 득점은 하는데 수비가 전혀 안 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3차전에서는 에스케이의 공격 시발인 김선형을 잡고, 튄공잡기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으로 보인다. 안방 관중의 응원 열기도 선수들의 투혼을 자극하는 요소다.
다만 에스케이가 정규리그 때와 달리 밀도 있는 경기를 펴고, 벤치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인삼공사로서 부담이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인삼공사 선수들이 컨디션 탓인지 에스케이의 작전에 말리고 있다. 변준형 선수가 살아나야 하고, 문성곤이 부상에서 회복할지 여부도 변수다. 3차전에서 반전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자칫 단기전으로 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