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지는 받지만, 테이핑은 안 해요. 근육이 다릅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최근 6월 A매치 4경기에 거의 풀타임 출전한 ‘철인’ 손흥민(30·토트넘)에 대해 한 말이다. 중원의 재간둥이 황인범(서울)이 3경기를 치르고 방전됐지만, 손흥민은 끝까지 4경기를 소화했다. 이 기간 경기에서 손흥민은 뛴 거리, 스프린트에서 팀 내 톱 반열에 올랐다는 게 협회 쪽 이야기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도 최근 3시즌 동안 손흥민이 22만3637km를 이동했고, 300시간 이상을 비행기 안에서 보냈다고 했다. 5월 시즌이 끝나면 6월말까지 한 달여 휴가를 받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혹사 수준의 강행군이다. 그럼에도 대표팀 선수 가운데 마시지를 잘 받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체력을 자랑한다. 도대체 어떻게 몸 관리를 하길래?
손흥민의 몸은 아버지 손웅정씨의 각별한 관심 속에 완성됐다. 아버지는 “유소년 선수들의 몸은 어린 고사리와 같다. 과도하게 다루면 꺾인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이런 까닭에 어려서는 기본기 훈련에만 집중했다. 손흥민이 본격적인 슈팅훈련을 한 것은 18살 전후다. 몸의 근육을 다듬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이때부터 본격화했다.
이런 습관은 프로팀에 입단해서도 마찬가지다. 손흥민은 일일, 주간, 연간 단위의 휴식 일정에 매우 충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만 힘든 게 아니다. 연습 때도 실전 이상의 강도로 2시간 안팎의 훈련을 한다. 일주일에 2차례 경기가 있으면 쉴 틈도 없지만 가능한 다른 활동 없이 집에서 회복에 집중한다. 함께 생활하는 부모님이 휴식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이런 과정에서 최고의 상태가 유지된다. 대표팀 관계자가 “근육과 관절도 다른 선수와 다르다”고 말할 정도다. 그가 대표팀의 새로운 공격옵션으로 보여준 프리킥 골이나 중원에서의 킬패스 능력 등 ‘축구 도사’ 같은 모습을 보인 것은 이런 루틴에서 나온다.
물론 시즌 뒤 한 달여 휴식기에 잠만 자는 게 능사는 아니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무조건 쉰다고 좋은 게 아니다. 축구 행사나 시에프(CF)촬영, 주변 관리 등 그동안 못했던 것을 하면서 자극을 받는 게 좋다”고 했다.
지구촌 최고의 스타답게 할 일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CR7’처럼 자체 의류브랜드 ‘NOS7’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산 브랜드 출시는 산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 걸맞게 축구 활성화를 위한 활동도 한다. 고향인 춘천시에서는 그의 브랜드를 활용하기 위해 ‘손흥민 광장’ 조성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이다. 손흥민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4번의 A매치가 열린) 이주 동안 너무 행복했다. 아쉽다. 너무 일찍 끝난 거 같아서. 허전하지만 잘 쉬고 곧 만나요. 우리”라고 했다. 지칠 줄 모르는 그의 밝은 미소가 팬심을 사로잡는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