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 흥국생명 제공
김연경(34)이 2년 만에 V리그에 전격 복귀한다. 소속팀 흥국생명 상황이 달라진 만큼 리그 판도에 미칠 영향은 비교적 적을 전망이지만, 슈퍼스타 귀환에 리그 흥행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흥국생명 배구단은 21일 보도자료를 내 “5월말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마치고 복귀한 김연경이 구단의 적극적인 권유로 V리그 컴백을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지난 20일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원, 옵션 2.5억원)에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2020년에도 시즌을 앞두고 흥국생명에 복귀한 바 있다. 국외 진출 11년 만이었다. 김연경은 당시 국외 리그에서 17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연봉을 받다가 샐러리캡 때문에 3억5천만원으로 연봉을 내리면서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연봉을 깎으면서까지 복귀한 이유는 “(도쿄)올림픽 메달을 위해서”였다.
김연경의 첫 복귀는 V리그 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당시 흥국생명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와 계약에 10억원을 투자한 상태였다. 김연경까지 오면 흥국생명이 독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비록 지에스(GS)칼텍스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즌 초반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 ‘흥벤저스’란 말까지 탄생할 정도였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쌍둥이 자매가 ‘학폭’ 논란으로 리그에서 사실상 퇴출됐고, 권순찬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흥국생명은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이 기록한 순위는 7개 구단 가운데 6위. 꼴찌가 막내구단 페퍼저축은행인 만큼, 사실상 최하위였다. 김연경 복귀가 리그 판도에 미칠 영향이 적다고 보는 이유다.
다만 김연경이 리그 전체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은 여전히 클 전망이다. 비록 국가대표에서 은퇴했지만, 김연경은 여전히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흥국생명 역시 “다시 돌아온 김연경 선수를 진심으로 환영한다. 김연경 선수의 복귀는 우리 구단뿐 아니라 한국 프로배구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김연경은 지난해 중국리그로 진출하면서 흥국생명에는 임의탈퇴로 묶인 상태였다. 흥국생명에서 올 시즌을 소화하면 김연경은 자유계약 신분이 돼 국내 어느 팀으로도 이적이 가능하다. 때문에 2022~2023시즌 뒤 김연경의 행보가 ‘태풍의 눈’이 될 전망이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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