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의 샷을 받아내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는 2003년 5월5일생이다. 만 19살129일 나이의 그가 세계 테니스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역대 최연소 세계 1위 등극은 덤이다.
알카라스는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올해 마지막 테니스 메이저대회인 유에스(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3시간20분 접전 끝에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7위)를 3-1(6:4/2:6/7:6〈7-1〉/6:3)로 제압했다.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거머쥔 그는 이날 발표되는 세계 순위에서도 1위가 된다. 2001년 11월 20살9개월의 나이에 세계 1위가 됐던 레이튼 휴잇(호주)이 갖고 있던 세계 최연소 1위 기록을 넘어선다. 우승 상금은 260만달러(36억원).
‘나달의 후계자’로 불리는 알카라스는 16개월 전만 해도 세계 순위 100위권 밖에 있었다. 2018년 프로 데뷔해 4차례 투어 우승을 차지했는데 클레이코트가 아닌 코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우승한 적은 단 한 번(하드코트)밖에 없다. 하지만 하드코트에서 진행된 유에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또 다른 세계가 열렸음을 알렸다. 유에스오픈 우승 전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8강 진출(2021년 US오픈, 2022년 프랑스오픈)이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가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를 꺾고 우승한 뒤 코트에 누워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알카라스는 우승 직후 코트 내 인터뷰에서 “세계 1위가 되는 것이 어릴 적부터 꿈이었는데 실현됐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진짜 열심히 노력했다”면서 “감정이 북받쳐서 지금 말하기 힘들다”며 울먹였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3차례나 5세트 접전을 벌이는 등 결승 포함 7경기를 치르면서 총 23시간40분 동안 코트에서 사투를 벌였다.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13위)와 8강전이 고빗길이었는데 무려 5시간15분의 혈투 끝에 승리했다.
한편, 전날(11일)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1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가 온스 자베르(튀니지·5위)를 꺾고 개인 통산 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궈냈다. 프랑스오픈에 이어 유에스오픈도 차지하면서 올해 2차례 메이저대회 정상에 섰다. 시비옹테크는 대회 전 유에스오픈에서만
남녀 선수가 다른 공을 사용하는데 불만을 표했으나 공은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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