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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흑인 문화’라고?…NBA 정복 중인 ‘슬로베니아의 조던’

등록 2023-01-05 16:39수정 2023-01-05 17:22

생애 첫 정규 MVP 노리는 루카 돈치치
댈러스 매버릭스의 가드 루카 돈치치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경기를 뛰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댈러스 매버릭스의 가드 루카 돈치치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서 열린 2022∼2023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뉴욕 닉스와 경기를 뛰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8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와 뉴욕 닉스의 경기. 4쿼터 종료까지 4.2초를 남기고 112-115로 3점 차 뒤진 채 최후의 자유투 기회를 잡은 안방 팀 댈러스. 자유투 두 개를 모두 성공하더라도 1점 차로 패배하는 상황에서 루카 돈치치(24)는 모험수를 뒀다. 두번째 자유투를 일부러 림에 빗맞혔고, 직접 리바운드를 따낸 뒤 2점슛으로 연장행 동점슛을 꽂았다. 돈치치의 대담한 승부수는 역전승으로 이어졌다.

돈치치는 올 시즌 미국프로농구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이다. 그는 ‘농구=흑인 문화’라는 낡은 도식 속 이미지(얇고 기다란 팔다리로 드레드락 머리에 밴드를 두르고 날아올라 슬램덩크를 작렬하는) 중에서 어느 것도 가지고 있지 않다. ‘슬라브인의 땅’(슬로베니아)에서 건너온 백인 선수이고, 살이 붙어 두툼해진 몸선에서는 후덕한 인상마저 풍긴다. 프라이드 높은 스타들을 방심하게 하는 비주얼이지만 돈치치는 미국 무대 데뷔 후 단숨에 엔비에이 역사에 길이 남을 ‘농구 천재’의 왕도에 진입했다.

돈치치(왼쪽)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휴스턴 로키츠와 경기에서 상대 가드 에릭 고든을 상대로 드리블하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돈치치(왼쪽)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휴스턴 로키츠와 경기에서 상대 가드 에릭 고든을 상대로 드리블하고 있다. 댈러스/AP 연합뉴스

35경기를 뛴 이번 시즌 돈치치의 기록은 경기당 평균 34.3득점 8.8리바운드 8.9도움. 득점은 리그 전체 1위이고 도움은 4위다. 리그 최고 수준의 농구 지능(BQ)을 바탕으로 경기 조율, 패스, 돌파, 슛의 배합을 적절하게 가져가며 경기를 지배한다. 앞서 뉴욕전에서 보여줬듯 승부처에서의 강심장 면모도 발군이다. 돈치치는 뉴욕전에서 4쿼터와 연장에서만 25점 12리바운드를 올렸다. 이날 그가 세운 60득점-20리바운드 트리플더블은 75년 엔비에이 역사상 최초로 나온 대기록이기도 하다.

10대 시절부터 월반을 거듭하며 유럽의 농구 신동으로 이름을 날린 돈치치에게 미국 무대는 거대한 시험대였다. 유럽 출신이 미국에서 통할까? 이 물음표에 점이 찍히기도 전에 돈치치는 적응기도 없이 빅리그를 접수했다. 2018∼2019 데뷔 시즌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 지난 시즌에는 11년 만에 댈러스를 콘퍼런스 파이널로 이끌었다. 올 시즌도 댈러스는 지난달 22일부터 7연승을 질주 중이다. 서부 콘퍼런스 4위. 이 기간 돈치치의 평균 득점은 무려 41.7점이다.

서부 콘퍼런스 1위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 AP 연합뉴스
서부 콘퍼런스 1위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 AP 연합뉴스

동부 콘퍼런스 3위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그리스). AP 연합뉴스
동부 콘퍼런스 3위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그리스). AP 연합뉴스

돈치치의 행보는 여러 의미를 갖는다. 2011년 댈러스를 구단 최초 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던 팀 선배 디르크 노비츠키(44·독일)의 의지를 잇는 유럽인 프랜차이즈 스타이기도 하고,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그리스) 등과 함께 이방인 돌풍을 이끄는 새 시대의 기수이기도 하다. 지난 2일 기준 최우수선수(MVP) 레이스는 요키치(1위), 돈치치(3위), 아데토쿤보(5위) 순이다. 이 트로피의 이름은 올해부터 ‘마이클 조던 트로피’다. 첫 마이클 조던 트로피에 가장 가까운 이들은 지금 미국인이 아니다.

12년 만의 챔피언 반지와 마이클 조던 트로피를 향한 돈치치의 여정은 6일 오전 동부 콘퍼런스 1위 보스턴 셀틱스전에서 계속된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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