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 데이비스컵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이 2일 서울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민규, 남지성, 권순우, 홍성찬. 연합뉴스
“작년보다 어깨가 많이 부드러워지면서 서브 스피드가 올라갔다. 좀 더 공격적이고 파워풀한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남자 테니스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 나서는 권순우(당진시청·세계 61위)의 각오다. 박승규(KDB산업은행)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4, 5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실내테니스 경기장에서 벨기에와 2023 데이비스컵 최종 본선 진출전(4단1복식·쿠팡플레이 생중계)을 치른다. 벨기에를 꺾으면 한국은 2년 연속 최종 본선(16강)에 오르게 된다. 한국 남자 테니스가 16강에 오른 것은 1981년·1987년·2007년·2022년 등 총 네 차례였다.
한국 대표팀은 권순우를 비롯해 홍성찬(세종시청·237위), 송민규(KDB산업은행·복식 147위), 남지성(세종시청·복식 152위)으로 꾸려졌다. 권순우와 홍성찬이 단식을 책임진다. 벨기에 대표팀에는 다비드 고팽(41위), 지주 베리스(115위), 요리스 더루러(211위), 요란 블리겐(복식 53위), 잔더 질(복식 55위)이 포함돼 있다. 단순히 세계 순위만 놓고 보면 한국이 밀린다. 박승규 감독은 2일 열린 사전 인터뷰에서 “상대 순위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우리 선수들도 다 순위에 있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는다”면서 “경기라는 것은 당일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승리를 위해 잘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차례 단식 경기에 나서는 권순우의 어깨가 무겁다. 권순우는 지난 1월 호주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단식에서 우승해 자신감은 많이 얻은 상태다. 권순우는 “투어 우승하면서 동기부여가 생겼고 작년 (데이비스컵) 본선 가서 우리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꼭 이겨서 16강, 8강, 4강 입성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한때 세계 7위(2017년)까지 올랐던 벨기에 에이스 고팽과 대결에 대해서는 “고팽이 워낙 공격적이고 포, 백, 네트플레이도 좋다. 나도 탄탄하게 가져가면서 먼저 공격적으로 하면 상대도 흔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지성과 짝을 이뤄 복식에 나서는 송민규는 “벨기에가 경험적으로 보여준 게 많은 선수들이지만 한국에서 하는 홈 경기다. 우리도 본선을 경험했고 복식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 잘하는 선수들과 붙어봤다. 지난 성적이 우연이 아니고 복식 조가 레벨이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송민규-남지성 짝은 지난 1월 방콕오픈 챌린저에서 복식 우승을 하는 등 상승세에 있다.
이번 대회 입장권은 이미 전석이 매진됐다. 대회 첫날(4일)에는 1, 2단식이 열리고 5일에는 복식과 3, 4단식이 열린다. 역대 전적에서는 벨기에와 한 차례(1990년) 맞붙어 1-4로 패한 바 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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