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환 대한당구연맹 회장(오른쪽)과 김영수 프로당구협회(PBA) 총재. 대한당구연맹 제공
대중 스포츠로 새롭게 입지를 다진 당구가 도약을 위한 상생 노력을 하고 있다.
박보환 대한당구연맹 회장은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 홀에서 열린 ‘2022 시상식’에 김영수 프로당구협회(PBA) 총재와 김영진 사무총장 등을 초청했다.
코로나19로 4년 만에 열린 시상식이고, 관련 단체인 프로당구협회의 수장이 초대된 것은 당연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 출범 초창기 상생위원회를 구성했다가 무산된 뒤 서먹했던 관계를 고려하면 이날 두 수장의 만남은 파격적인 것으로 비쳐진다.
김영수 총재는 이날 축사를 통해 상생과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대한당구연맹은 피비에이의 근원이며 젖줄이다. 대한당구연맹이 육성해주는 선수들이 있기에 피비에이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며 존경의 뜻을 먼저 표했다. 이어 “새해에는 대한당구연맹과 피비에이가 함께 화합하고, 힘을 모아 한국당구의 건설적인 미래를 그려 나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피비에이 쪽은 3월 열리는 프로 시상식에 박보환 대한당구연맹 회장을 초청할 예정이다.
수뇌부가 공식적인 만남을 갖고, 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시장성이 커진 당구에서 아마와 프로의 유기적인 협력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프로를 통해 당구의 이미지가 정상 스포츠로서 입지를 다시 정립했고, 경제적이며 접근성 뛰어난 당구의 특성이 생활 스포츠로서 더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두 단체는 확인했다. 대한당구연맹이 지난해 추진한 유청소년들을 위한 i리그 사업 등이 현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은 대표적이다.
23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당구연맹 2022 시상식에서 박보환 회장과 김영수 총재,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당구연맹 제공
무엇보다 지자체 소속 선수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고 있으며, 프로가 수준 높은 무대로 팬들을 확보하면서 아마와 프로 단체의 통합적 마케팅이나 전략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게 됐다.
이런 까닭에 2020년 상생 추진 노력이 일부 대의원들의 반대로 무산됐전 전철을 밟지 않고, 큰 그림 속에서 두 단체의 구체적인 상생 프로그램이 나올지 주목된다.
실제 이날 시상식에는 대한당구연맹 산하 17개 시도연맹 회장 등이 참석했고, 대상을 받은 조명우를 비롯해 참가자들이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만찬까지 함께 했다.
대한당구연맹 관계자는 “두 단체의 수장이 만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서로 교류를 하면서 집행부가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당구 상생을 위한 방향성에는 누구도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