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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준, 세계선수권 은빛 데뷔…그의 ‘한 방’, 아직 오직 않았다

등록 2023-05-30 15:56수정 2023-05-31 02:33

아제르바이잔 세계태권도선수권 68㎏급 은
진호준(왼쪽)이 29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68㎏급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진호준(왼쪽)이 29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68㎏급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팔각의 경기장 위에 긴장감이 팽팽했다. 첫 라운드 1분21초 동안 공방 속에도 점수가 나지 않았다. 신중한 탐색전이 이어지던 중 브레들리 신든(25·영국)의 높이 치솟은 왼발이 진호준(21·수원시청)의 머리에 적중(3점)했다. 불시에 일격을 당한 진호준은 공세 출력을 높여 상대 감점으로 2점을 벌었으나, 1점 차를 뒤집을 한 방을 쏘지 못했다.

29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68㎏급 결승. 진호준은 영국의 브래들리 신든(25)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졌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의 대회 첫 메달 색깔은 은빛이 됐다. 젖은 앞 머리카락을 이마에 붙인 채 시상대에서 내려온 진호준은 “여기 아제르바이잔에 온 날부터 매일 너무 간절했다. 1등만 생각하고 왔는데 메달 색깔이 아쉽다”라면서도 슬쩍 미소지으며 “만족한다”고 했다. 그의 세계선수권 데뷔전 마수걸이 메달이었기 때문이다.

진호준은 2년 전 이대훈이 현역에서 물러난 뒤 무주공산이 된 68㎏ 체급의 미래로 점지받았던 선수다. 부담과 중압감이 작지 않았지만 그는 처음 참가한 세계선수권에서 대권 도전의 자격을 입증했다.

험로의 연속이었다. 진호준은 8강에서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 그랑프리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요르단의 자이드 카림(22)과 재회했다. 1라운드는 3-6으로 헌납했으나 2라운드(2-1), 3라운드(6-4)를 연달아 따내며 역전승을 거뒀다. 카림은 세계태권도연맹(WT) 순위 2위로 진호준(6위)보다 네 계단 높지만, 지난해 영국 맨체스터 그랑프리 결승에서도 진호준에 패한 바 있다.

이어지는 4강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의 울루그베크 라시토프(21). 세계 3위로 2년 전 도쿄올림픽 16강전에서 이대훈을 꺾고 올라가 금메달을 따냈던 선수다. 이번에도 진호준은 머리 타격을 허용하며 1라운드를 1-3으로 내줬다. 그러나 이어지는 2~3라운드를 모두 0-1로 뒤지다가 종료 8초를 남기고 몸통 역전타(2점)에 성공하는 괴력의 뒤집기를 선보였다.

남자 68㎏급 시상대에 선 선수들. 왼쪽부터 진호준, 브래들리 신든(금), 울루그베크 라시토프, 마틴 레자이(이상 동).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남자 68㎏급 시상대에 선 선수들. 왼쪽부터 진호준, 브래들리 신든(금), 울루그베크 라시토프, 마틴 레자이(이상 동).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진호준은 “1점 싸움을 잘하고, 득점(하는) 발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제 강점”이라고 평했는데, 그에 걸맞은 도장깨기 드라마를 썼다.

상위 랭커들을 줄줄이 격파하고 결승에 오른 진호준은 그러나 세계 1위 신든까지 넘진 못했다. 1라운드를 내준 뒤 2라운드도 신든이 주도하는 난타전 끝에 9-16으로 완패했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에서도 신든에게 1-2로 무릎 꿇어야 했던 그였다. 그 때도 이번에도 막판 승부처에서 맞히지 못한 한 방은 진호준의 숙제로 남았다. 그는 경기 뒤 “상위 랭커들하고 붙다보니 저도 실력이 늘고 자신감도 붙었다”라고 했다.

진호준의 다음 무대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그랑프리(6월), 그리고 오는 가을 항저우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진다.

바쿠/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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