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이가 시비옹테크가 10일(현지시각)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체코의 카롤리나 무호바를 꺾고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가 프랑스오픈 정상에 올랐다.
시비옹테크는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무호바(43위·체코)를 2-1(6-2 5-7 6-4)로 제압했다. 2년 연속 클레이코트에서 우뚝 선 시비옹테크는 통산 네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했다. 우승 상금 230만유로(31억9천만원).
2001년생 시비옹테크는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이후 21년 만에 최연소로 메이저 4승을 일군 선수가 됐다. 또 쥐스틴 에냉(벨기에) 이후 프랑스오픈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에넹은 2005~2007년 프랑스오픈에서 3년 연속 우승했다.
이날 승리로 시비옹테크는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출산한 2017년 이후 혼전 양상이던 여자 테니스 무대에서 최강자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시비옹테크는 이날 경기 시작 44분 만에 1세트를 따냈고, 2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3-0으로 앞서 나가면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무호바의 반격에 움찔했고, 2세트 5-4로 우위인 상황에서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해 5-5로 동점을 내준 뒤 2게임을 연달아 빼앗겨 세트를 내줬다. 시비옹테크가 허용한 이번 대회 첫 세트다.
폴란드의 이가 시비옹테크(왼쪽)와 체코의 카롤리나 무호바. 파리/AP 연합뉴스
시비옹테크는 3세트에도 초반 고전했지만 3-3, 4-4 접전을 펼치면서 서브 게임을 지켜 5-4로 전진한 뒤 무호바의 서브 게임을 깨며 2시간 46분의 대결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무호바는 생애 첫 메이저 단식 우승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날 모자에 우크라이나 국기 색깔을 한 리본을 달았던 시비옹테크는 외신에서 “정말 힘든 경기였다. 너무 기복이 심해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래도 마지막 집중력을 유지해 우승으로 마무리해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3세트 중반 위기 상황과 관련해, “더는 점수를 생각하지 않았다. 내 직감을 믿었고 부담을 덜면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감독관이 앞으로 “더 많이 우승할 것 같다”며 남자 선수인 라파엘 나달의 프랑스오픈 14승 기록을 언급하자, 시비옹테크는 “내가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더 발전하고 최고의 경기를 보이기 위해 날마다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나는 미친 기록 달성을 목표로 세우지는 않는다. 차분하게 생각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것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