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이 25일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후쿠오카/연합뉴스
한국 장거리 간판 김우민(21·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800m에서 ‘박태환의 기록’을 지웠다.
김우민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 2조에서 7분47초69로 역영해 조 1위를 차지했다. 김우민은 예선 출전 선수 38명 가운데 14위로 8명만 나가는 결승 티켓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박태환이 보유한 종전 자유형 800m 한국 기록(7분49초93)을 2초24 당기며 11년 만에 자신의 이름을 새로 새겼다. 박태환의 기록은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1500m 경기 중 ‘800m 구간’을 측정한 것이다. 당시엔 올림픽에 800m 종목이 없었고, 이에 따라 박태환의 구간 기록이 한국의 800m 기록으로 인정됐다.
만약 박태환이 전성기에 800m 단일 경기에 나섰다면 기록은 더 빨랐을 테지만, 그동안 한국 선수들은 박태환의 800m 구간 기록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비약적으로 성장한 김우민이 6월 광주수영선수권(7분49초97) 뒤 한 달 만에 자신의 기록을 2초28 단축하며 박태환 후계자로의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김우민이 25일 열린 2023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800m 예선에서 역영하고 있다. 후쿠오카/연합뉴스
앞서 김우민은 이번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예선(3분44초52)과 결승(3분43초92)에서 자신의 개인 최고 기록을 잇달아 경신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결승에서는 5위를 차지했지만 기대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국내 미디어와 만난 김우민은 “개인 첫 한국 기록이라 감회가 새롭다. 이번을 계기로 더 열심히 해서 이제 자유형 400m와 1500m 기록에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우민은 29일 자유형 1500m 예선에서 박태환의 기록(14분47초38)을 목표로 나선다. 또 28일에는 황선우(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 양재훈(강원도청)과 함께 계영 800m에 도전한다. 김우민은 “계영에서 서로 믿고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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