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절대 양보 못하죠.”(김세연)
“우정은 잠시 접었다.”(백민주)
프로당구 여자부 강호 김세연(휴온스)과 백민주(크라운해태)가 27일 밤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피비에이(PBA)-엘피비에이(LPBA) 하나카드 챔피언십 엘피비에이 결승전을 앞두고 밝힌 각오다.
평소 절친한 친구로 둘도 없는 사이이지만, 우승컵을 향한 열망이 넘친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우승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고, 올 시즌 증액된 우승상금 3천만원도 작지 않다.
월드챔피언십 우승 등 통산 3승 관록의 김세연은 26일 4강전에서 이미래를 3-2로 꺾은 뒤 한 인터뷰에서, “어렵게 결승까지 올라왔다. 우승은 늘 좋은 일”이라며 욕심을 드러냈다.
4강전 이미래와의 대결을 비롯해 강지은(8강전), 김민아(16강전), 오수정(32강전) 등 강자을 꺾고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은 만만치 않았기에 결의는 더 강하다. 김세연은 이미래와의 4강전에서 막판 4~5세트를 따내 승리한 순간 눈물을 비추기도 했다.
김세연은 “우승 경험이 있지만 결승전은 언제나 새롭다. 유리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로지 내가 할 것에만 집중하면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또 “백민주의 장점은 안정된 스트로크다. 푹 쉬면서 결전에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우승 경험이 없는 백민주의 챔피언 등극 소망은 더 간절하다. 백민주는 지난 시즌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결승 무대에 올랐으나, 몸이 굳어버리는 바람에 히가시우치 나츠미(웰컴저축은행)에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트로피를 내줬다.
백민주는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 꼭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에 기본도 제대로 못 했다. ‘행복하게 당구를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했다.
백민주는 이날 4강전에서 무서운 뒷심으로 정은영을 3-2로 눌렀다. 앞서 김진아(8강전), 이우경(16강전), 전애린(32강전)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따돌리며 결승전에 오른 만큼 자신감은 넘친다.
지난 시즌보다 한 단계 성숙해진 백민주는 “비시즌에 공의 분리각이나 1적구의 이동에 대한 연구를 많이 했다. 경기에서도 성급하지 않고 좀 더 차분하게 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팀 리그 때 북을 치며 응원해 ‘북민주’ 별명을 갖고 있는 그는 “결승전은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더 힘들 것이다. 세연이의 강점은 멘털이 좋은 것이지만 나도 잘 흔들리지 않는다. 이번엔 후회 없이 경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량감 있는 둘의 대결에 당구 팬들의 관심도 높다.
김세연은 “팬이 있어 당구가 즐겁다”고 했고, 백민주 역시 “멋진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