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산체스(맨 왼쪽) 등 에스와이 선수들이 3일 프로당구 팀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PBA 제공
“트러스트 유어 스트로크”(Trust Your Stroke)
“너의 스트로크를 믿어라”는 다니엘 산체스의 말 한마디에 신생팀 에스와이 바자르의 팀 분위기가 녹아 있다.
올 시즌 처음 리그에 합류한 에스와이는 3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웰컴저축은행 PBA 팀리그 2023-2024 1라운드 개막 경기서 하나카드를 4-3으로 제압하고 첫승을 거뒀다.
경기 뒤 만난 에스와이의 여성 선수 3인방은 한목소리로 산체스의 듬직한 존재감이 주는 선한 영향력을 자랑했다.
올 시즌 처음 팀리그에 합류한 한슬기는 “‘너의 스트로크를 믿어라’는 산체스의 한 마디가 정말 엄청난 힘을 주었다”고 했고, 한지은은 “산체스가 옆에 있는 것만으로 용기가 생긴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이우경은 “산체스는 정말 진국이다. 존재만으로 힘과 기운을 북돋운다”라고 정리했다.
이런 끈끈함이 팀리그 첫 경기 승리의 기폭제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팀리그에서는 여자복식, 혼합복식, 단식 등 여자 선수들의 활약이 승패에 변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날 경험이 많은 이우경은 막내 한지은과 함께 2세트 여자단식에서 하나카드의 필승카드 김진아-사카이 아야코 짝을 9-2로 제압했고, 4세트 혼합복식에서는 한슬기가 즈엉 안부와 함께 하나카드의 김가영-신정주 짝을 9-6으로 따돌렸다. 한지은이 6세트 여자단식에서 하나카드의 강호 김가영에 패했지만 마지막 7세트 남자단식에서 주장인 황득희가 신정주를 11-10으로 짜릿하게 꺾으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여자 선수 셋은 자기가 출전한 세트에서 최소 1승을 거두며 기여했다.
이우경은 “팀의 기운이 너무 좋다. 황득희 캡틴이 고집부리지 않고 선수들을 배려해주고, 산체스가 동료를 위해 따뜻하게 말을 건네는 등 분위기가 최고”라고 전했다.
한슬기는 “베트남 동료인 즈엉이 아직 낯설어하지만 점점 좋아질 것 같다. 남자 동료들의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소개했고, 한지은도 “내가 못해도 동료가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나도 더 열심히 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인전 1~3차 투어 뒤 처음 열리는 단체전이어서 합숙훈련을 한 지는 일주일도 안 된다. 하지만 수시로 선수들에게 카톡으로 “수고한다”며 관심을 보이는 에스와이 회장 등 구단 고위 관계자들의 애정과 관심에 책임감도 커진다.
파란색 염색 머리가 탈색해 회색으로 바뀐 줄도 모르는 이우경은 “우리의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신생팀이라고 얕보면 안 된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였기에 어떤 팀도 우리를 상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스와이는 4일 NH농협카드를 상대로 2승에 도전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