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김보은(삼척시청)이 17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인도와 1차전에서 슛을 던지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파리를 향한 여정을 시작하는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이 기분 좋은 승리로 첫발을 뗐다.
헨리크 시그넬(스웨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첫 경기에서 인도를 53-14로 대파했다. 이로써 인도와 역대 전적은 6전6승이 됐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인도에 38-8 승리를 거둔 바 있는 대표팀은 약 9개월 만에 더 큰 점수 차로 완벽한 승리를 챙겼다.
시종 압도하는 흐름이었다. 단단한 수비와 역동적인 속공을 수차례 엮어내며 차근차근 인도의 전의를 꺾었다. 신은주(인천시청)가 9골, 정지인(일본 오므론)이 7골, 강경민(광주도시공사)이 6골을 작성하며 득점 행렬을 지휘했고, 이날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김민서(삼척시청)도 3득점을 올렸다. 급기야 후반 26분께 김보은(삼척시청)이 골망을 흔들면서 이날 명단에 든 필드플레이어 14명이 모두 골맛을 봤다.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정지인(일본 오므론)이 17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예선전 인도와 1차전에서 슛을 던지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지난 4월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시그넬 감독은 상쾌한 데뷔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뒤 “우리가 더 나은 팀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의 할 일에만 집중했다. 이런 경기에서 집중력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데,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서 “앞으로 중국, 일본 등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는데, 집중력을 잃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예선전은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5개국의 풀리그로 치러진다. 예선전 1위팀에게는 내년 파리올림픽 본선 직행 티켓이 주어지고, 2위는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진출권을 다퉈야 한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은메달) 이후 지난 2021년 도쿄 대회까지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남녀 핸드볼 역사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다. 시그넬호는 11연속 본선행 도전에 나선다.
인도전 수훈선수에 뽑힌 이미경(부산시설공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핸드볼협회 제공
이날 수훈선수로 뽑힌 주장 이미경(부산시설공단)은 경기 뒤 “짧은 시간 안에 새 감독님과 호흡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은데, 시그넬 감독님이 믿음을 줬고, 저희도 잘 따라줘서 오늘 경기를 잘 치렀다”라고 했다. 그는 “페널티 스로로 2득점 밖에 못했는데 엠브이피(MVP)를 받아서 선수들이 놀리고 있다”라고 웃으며 “감사하게 여기고 중국전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중국을 상대로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히로시마/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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