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류은희가 21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카자흐스탄과 3차전에서 슛하고 있다. 일본핸드볼협회 제공
파리로 향하는 시그넬호가 마지막 한 경기를 남겨뒀다.
헨리크 시그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핸드볼대표팀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3차전에서 카자흐스탄을 45-24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앞서 인도와 중국을 대파한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예선 참가 5개국 중 1위 일본과 승점(6점) 동률에 골 득실에서 3골 뒤져 2위에 자리했다. 마지막 승자는 한일 맞대결에서 결정된다.
3연승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국은 전반 시작 뒤 2실점하며 경기 극 초반이긴 하지만 이번 예선 들어 처음으로 2점 차 리드를 내줬고 5분이 지나서야 첫 골을 넣었다. 피봇 강은혜(SK슈가글라이더즈)의 골로 포문을 연 대표팀은 연달아 5점을 내며 주도권을 되찾았다. 다만 큰 키를 활용한 카자흐 선수들의 롱슛과 거친 몸싸움에 흔들리는 모습도 여러 번 보이며 전반을 19-12, 7점 차로 마쳤다.
후반전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송혜수(광주도시공사)를 중심으로 카자흐 골문을 맹폭하며 6-0 스코어런을 펼쳤고, 이를 발판 삼아 후반 승부처마다 점수 차를 벌렸다. 송혜수는 이날 성공률 100%로 6득점을 올리면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혔고, 앞서 두 경기를 거르고 처음 출전한 대표팀 에이스 류은희(헝가리 교리)는 7m 던지기 4회를 비롯해 양 팀 최다인 8득점을 기록했다.
강은혜가 6점, 강경민(광주도시공사)과 송지영(서울시청)이 4점으로 힘을 보탰고, 수문장 박새영(삼척시청)과 정진희(서울시청)도 각각 선방률 39.1%, 23.1%로 몸을 사리지 않았다.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송혜수는 “카자흐스탄이 인도·중국과 플레이 스타일도 다르고 롱슛도 좋아서 처음에는 조금 흔들렸지만, 서로 격려하면서 집중해서 맞춰가다 보니 좋은 경기할 수 있었다”라고 했다.
헨리크 시그넬 한국 감독이 21일 일본 히로시마의 마에다 하우징 동구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아시아 예선 카자흐스탄과 3차전을 지켜보며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일본핸드볼협회 제공
남은 것은 일본전이다. 5개국 풀리그로 치러지는 이번 예선에서는 1위 팀에게만 파리올림픽 본선 티켓을 주고, 2위는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한국 여자핸드볼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시작으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대기록을 썼다. 아시아예선 1위를 놓친 것도 2004년과 2008년 두 번뿐이다. 일본을 이기면 파리로 직행하고, 지거나 비기면 먼 길을 돌아가야 한다.
시그넬 감독은 경기 뒤 “중요한 것은 일본전에 집중하는 일”이라면서 “일본전은 지금까지 경기와 전혀 다른 양상이 될 것이다. 최고의 두 팀 간 대결이 될 것이고, 서로서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작은 부분, 디테일한 것들이 경기의 승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대표팀은 오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마지막 대결을 벌인다.
히로시마/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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