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17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바를 넘고 있다. 유진/AFP 연합뉴스
우상혁(27·용인시청)이 또 한 번 새 역사를 썼다.
우상혁은 17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5를 기록하며 우승했다.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3만달러(약 4천만원).
이날 우상혁은 주본 해리슨(미국), 노베르트 코비엘스키(폴란드)와 치열하게 경쟁했다. 우상혁은 2m33을 1차 시기에 넘겼고, 해리슨 역시 2m33을 3차 시기에 넘기며 따라왔다. 여기에 코비엘스키까지 2m33을 1차 시기에 넘겼다.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높이는 2m35. 우상혁이 2021년 도쿄올림픽(4위)과 2022년 유진 세계선수권(2위)에서 작성한 한국 실외 경기 기록과 같은 높이다. 우상혁의 최고 기록은 2m36(실내). 2m35는 사실상 자기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었다. 실제 우상혁은 1, 2차 시기에 모두 실패하며 높이를 실감했다.
운명의 3차 시기. 마지막 도전을 앞둔 우상혁은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처럼 활짝 웃었다. 머리 위로 크게 박수를 치며 관중 호응을 유도한 우상혁은 몇 차례 포효한 뒤 곧장 내달렸다. 그대로 날아오른 우상혁은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며 가볍게 2m35를 넘었다. 반면 코비엘스키와 해리슨은 2m35를 3차례 시도에도 넘어서지 못했다. 우승을 차지한 우상혁은 다이아몬드 모양 트로피를 들고 환호했다.
우상혁이 17일(한국시각)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경기 도중 포효하고 있다. 유진/AFP 연합뉴스
이번 우승으로 우상혁은 한국 육상에 또 한 번의 ‘최초’를 썼다.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던 우상혁은 첫 출전에 한국인 최초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까지 일궜다.
2024 파리올림픽 출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파리올림픽 출전을 위한 기준 기록은 2m33. 기록 인정 기간은 2023년 7월1일∼2024년 6월30일이다. 일찌감치 출전 기준 기록을 넘어서며 부담감을 털어낸 셈이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으로, 최고의 컨디션과 기세를 가지고 항저우에 입성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우상혁은 아시안게임에서 현역 최고로 꼽히는 바르심과 진검승부를 펼친다.
한편 우상혁은 18일 미국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펼친 뒤, 19일 귀국해 항저우 출국을 준비한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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