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마침표를 찍을까?
여자 프로당구의 ‘영원한 우승 후보’ 김보미(NH농협카드)는 이런 고민을 할 것 같다. 정상권 실력의 김진아(하나카드), 용현지(하이원리조트) 등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아시안게임 휴지기’ 뒤 이어지는 여자 프로당구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새로운 우승자의 탄생 여부다.
18일부터 경기도 고양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2024 프로당구 5차 투어인 ‘휴온스 PBA-LPBA 챔피언십’이 호시탐탐 정상을 노리는 이들의 도전 무대다.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김보미다. 김보미는 그동안 우승을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지만, 역대 상금랭킹 11위(4242만원), 올 시즌 제비스코 상금랭킹 8위(925만원)에 올라있다. 올 시즌 4차례 투어에서도 4강, 16강, 8강, 8강에 오르는 등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탄탄한 스트로크 위에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여자 선수 가운데 5점 이상의 하이런 연타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가 받는다. 하지만 주요 고비에서 덜미를 잡히면서 눈물을 삼키는 경우가 많다. 우승상금 3천만원을 챙긴다면 상금랭킹도 급상승한다.
세번째 시즌을 맞이한 김진아 역시 우승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프로데뷔 초기 적응기를 거친 뒤 지난 시즌부터 소속팀 팀 리그의 주력으로 부상했고, 강도 높은 시즌 전 준비를 통해 올 시즌 기대가 높았다. 3차 투어인 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는 승승장구하다가 8강에서 백민주(크라운해태)에 2-3으로 지면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진아를 꺾은 백민주는 4강에 이어 결승전 승리로 생애 첫 우승 축포를 터트렸다. 김진아는 현재 제비스코 상금랭킹 17위(332만원)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휴지기에 절치부심하면서 상승 동력을 끌어모으고 있다.
용현지 역시 우승컵을 들어 올릴 강력한 후보다. 지난 시즌보다 스트로크의 안정감과 정교함이 돋보이고, 난구를 풀어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두꺼운 팬층을 확보하는 등 여자당구의 간판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올 시즌 2차 투어인 실크로드 안산 챔피언십에서는 결승에서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치열한 접전 끝에 3-4로 져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하지만 4차 투어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8강에 오르는 등 올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정상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밖에 한지은(에스와이)과 장가연(휴온스) 등 차세대 재목들도 스롱과 김가영(하나카드), 김민아, 임정숙(크라운해태), 이미래(하이원리조트), 김세연(휴온스), 강지은(SK렌터카) 등 역대 챔프를 위협하는 선수들이다.
김현석 해설위원은 “우승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사실상 실력 차는 매우 미세하다고 본다. 다만 고비를 어떻게 넘느냐의 차이가 있다. 모든 게임을 다 잘해서 우승하기는 어렵다. 잘 안될 때는 상대방의 실수나 허점을 노려서 극복해야 한다. 우승을 해본다면 경험이 쌓여 다승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한편, 휴온스 LPBA 챔피언십은 18~19일 예선 라운드와 64강전을 벌이고, 20일 휴식일 뒤 21일 오후 1시30분 본격 대회에 돌입한다. 24일부터는 남자부 PBA 투어가 열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