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원이 30일 열린 피비에이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집중하고 있다. PBA 제공
이름값은 어디 가지 않았다. 데뷔 첫해 첫 승리, 시즌 첫 국내선수 우승까지 기쁨이 겹쳤다.
최성원(휴온스)이 30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피비에이-엘피비에이 4차 투어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하비에르 팔라존(휴온스)를 세트 점수 4-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피비에이 프로무대에 데뷔한 최성원의 첫 우승. 최성원은 1억원의 상금까지 거머쥐었다. 애버리지 2.760은 결승전 통산 3위 기록이다.
외국인 선수들이 주도하는 피비에이 무대에서 토종의 자존심도 지켰다. 올 시즌 1~4차 투어에서는 세미 사이그너(휴온스), 프레데리크 쿠드롱, 팔라존, 다비드 마르티네스(크라운해태)가 패권을 차지했다.
하지만 최성원이 5차 휴온스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면서 국내 선수의 우승 물꼬를 텄다.
하비에르 팔라존이 30일 열린 피비에이 결승전에서 스트로크하고 있다. PBA 제공
이날 대결은 4강전을 이른 시간에 치르고 올라온 팔라존의 우세가 예상됐다. 팔라존은 이날 오전 시작된 4강전에서 마르티네스를 제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반면 최성원은 4강전에서 이상용과 접전을 펼친 끝에 올라와 피로가 가중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최성원은 결승전에서 경기의 감각을 이어나가면서 1~2세틀 잡아냈고, 3세트 팔라존의 역공에 주춤했지만, 막판 4~5세트에 정교한 스트로크와 뱅크샷 행운까지 따라주면서 완벽한 우승을 일궜다.
최성원은 국내 최초로 세계3쿠션선수권대회를 제패했고, 세계랭킹 1위까지 오른 강호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에 데뷔한 뒤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1~4차 투어에서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6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시즌 출발 5개월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저력을 과시했다.
30일 열린 피비에이 휴온스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치어리더가 공연하고 있다. PBA 제공
최성원은 경기 뒤 “이번 시합 전까지 승리가 없어서 마음고생이 너무너무 심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내가 뭐하는 거냐는 자책도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 갑자기 운이 따랐다. 첫 경기 힘겹게 통과했고, 4강전도 그랬다. 오로지 잘 친 것은 결승전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또 “4강전까지 팬들이 욕 많이 했을 텐데 당구라는 게 어쩔 수 없다. 팔이 안 따라 주면 바보가 된다. 결승전처럼 잘 칠 수도 있다”며 이해를 구했다. 이어 “이제 고생 확 털어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더 열심히 하겠다. 가족과 팬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팔라존은 “최성원이 너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내가 실수했을 때 그가 실수하지 않고 세트를 끝냈다. 그의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