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배 32강전에 진출한 스롱 피아비. PBA 제공
애버리지 1.0 시대인가?
여자프로당구의 수준이 올라가면서 탈락 위험을 벗어나기 위한 타율 목표선이 애버리지 1.0으로 상향되는 듯하다. 공격만이 아닌 수비당구까지 펼쳐지면서, 애버리지를 둘러싼 싸움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린 2023~2024 피비에이(PBA)-엘피비에이(LPBA) 7차 투어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여자부 64강전에서 애버리지 1.0을 기준으로 스타 선수들의 명암이 갈렸다.
여자당구의 ‘양강’으로 볼 수 있는 스롱 피아비(블루원리조트)와 김가영(하나카드)은 이날 64강전에서 나란히 박초원과 최보람을 제치고 32강에 올랐다. 스롱은 애버리지 1.043, 김가영은 1.136를 기록했는데, 워낙 변수가 많아 매 경기 벼랑 끝 대결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한 결과로 보인다.
임정숙(크라운해태·1.150)과 백민주(크라운해태·1.042), 김세연(휴온스·1.000), 김갑선(1.389)도 애버리지 1.0 이상을 치면서 순항했다. 128강전부터 나섰던 서한솔(블루원리조트)은 64강전에서 애버리지 1.471로 최고점을 올렸고, 이번 대회 평균 1.119를 달리고 있다. 한지은도 64강전에서 하이런 10개 등 애버리지 1.250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게 추격해온 정은영(0.947)을 제압했다.
64강전에서 하이런 10개, 애버리지 1.250을 기록한 한지은. PA 제공
반면 우승후보로 꼽혔던 용현지(하이원리조트·0.400)를 비롯해 김보미(NH농협카드·0.536), 강지은(SK렌터카·0.593), 김진아(하나카드·0.783), 전애린(휴온스·0.591) 등이 경기 운영에 실패하면서 첫판에 탈락했다. 용현지의 경우 공이 미세하게 빗나가고, 뱅크샷 타격도 살짝살짝 비껴가면서 상대에 말렸다.
물론 애버리지는 상대적이서 1.0이 안 돼도 32강에 진출한 경우도 있다. 관록의 김민아(NH농협카드)는 애버리지 0.750임에도 김경자(0.429)를 꺾었고, 이미래(하이원리조트·0.815)도 이올리비아(0.556)를 제치고 32강에 올랐다.
직전 대회 우승자 최혜미(웰컴저축은행·0.773)와 강호 김예은(웰컴저축은행·0.710), 우승 경험이 있는 사카이 아야코(하나카드·0.833)도 애버리지 1.0이 안되지만 32강에 합류했다. 히가시우치 나츠미(웰컴저축은행)는 64강전에서 0.455를 기록하고도, 상대 김민정(0.303)을 따돌리고 32강 막차를 탔다.
백민주가 64강전에서 집중하고 있다. PBA 제공
반면 애버리지 1.0 이상을 치고도 탈락하거나, 똑같은 애버리지라도 결정타를 넣지 못해 무너진 경기도 나왔다.
김현석 해설위원은 “해가 갈수록 여자 선수들의 애버리지가 높아지고 있다. 과거처럼 공격만 해서 올리는 애버리지가 아니라, 수비까지 겸비한 수준높은 싸움 속에서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선수 개개인의 애버리지는 평균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 잘 친 선수라도 다음 경기에 더 신중해야 하고, 부진했던 선수들은 더 잘 칠 일만 남았다”고 전망했다
한편 남자부는 24일부터 128강전에 돌입한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