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 드라이브로 역전승‥2003 세계선수권 패배 설욕
유승민도 크레앙가 꺾어‥최현진은 왕하오에 완패 총알처럼 빠른, 지름 40㎜ 공을 칼로 물베듯 갈라치는 마술 같은 ‘커트’. 기회다 싶으면 매섭게 날리는 포핸드 드라이브 공격. 주세혁(25)은 더 이상 수비 하나로 버티는 선수가 아니었다. 17일 왕하오, 티모 볼, 베르너 쉴라거 등 세계적 정상급 탁구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국내 올스타와 ‘맞장’을 뜬 부천 송내 사회체육관. ‘케이티앤지(KT&G) 세계 톱랭커 탁구 페스티벌’을 보러 스탠드를 가득 메운 관중은 ‘커트의 마술사’ 주세혁(25)의 파워 넘치는 공격에 빠져들었다. 상대는 2003년 파리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그에게 패배를 안겨주며 금메달을 목에 건 세계 8위 베르너 쉴라거(33·오스트리아). 세계랭킹에서는 11계단이나 높은 강호다. 그러나 2년여 만에 설욕전에 나선 주세혁은 첫날 한국 올스타 첫번째 선수로 출전해 쉴라거에게 3-1(10:12/11:7/15:13/12:10)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세트에서는 몸이 덜 풀린 탓인지 커트 범실이 많았고, 쉴라거의 공격이 매서웠다. 하지만 2세트부터 상대 공격을 커트로 효과적으로 무력화시킨 뒤 날카로운 기습공격으로 점수를 보태며 내리 3세트를 따냈다. 특히, 4세트에서 7-10으로 뒤진 상태에서 내리 5점을 획득하는 집중력까지 보이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과거와 달리 공격에도 적극 나선 탓에 커트 수비는 다소 흔들렸으나, 상대 공격에 맞불을 놓는 포핸드 드라이브 공격은 일품이었다. 두번째 단식에서는 올해 종합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챔피언 최현진(26·농심삼다수)이 세계랭킹 3위 왕하오(중국)와 맞섰으나 현격한 기량차이를 드러내며 0-3(8:11/4:11/10:12)으로 완패했다. 3번째 경기에서 2004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챔피언 유승민(세계 5위·삼성생명)은 세계 10위 칼리니코스 크레앙가(그리스)에 3-1(4:11/11:5/11:5/11:6)로 역전승을 거뒀다. 유승민은 18일 왕하오와 아테네올림픽 결승전 격돌 이후 6개월 만에 다시 맞붙는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오상은(세계 22위·KT&G)이 세계 4위 티모 볼(독일)에게 2-3(11:7/9:11/7:11/11:8/4:11)으로 졌다. 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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