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다운로드 100만번
윤도현밴드·버즈·현영…20여명 월드컵 노래 쏟아내
벨소리 시장 선점 치열
윤도현밴드·버즈·현영…20여명 월드컵 노래 쏟아내
벨소리 시장 선점 치열
‘오! 필승 코리아’를 넘어라!
2006 월드컵을 40여일 앞두고 월드컵 응원가들이 길거리 장악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 월드컵 때 국민 가요가 됐던 윤도현밴드의 ‘오! 필승 코리아’ 반열에 올라서기는 쉽지 않다. 최근 윤도현밴드가 애국가 록 버전으로 다시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버즈, 김종서, 신해철, 현영, 싸이 등 20명 가까운 가수들이 월드컵 노래들을 쏟아냈다.
이런 월드컵 응원가들의 일차 승부처가 된 곳은 휴대전화의 통화연결음과 벨소리 시장이다. 응원가로서는 월드컵 개막에 앞서 귀에 익숙해지는 게 중요한데 3800만 이동전화 가입자 가운데 40% 가량이 사용하는 통화연결음과 벨소리에서 히트를 하면 거리 장악은 시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오! 필승 코리아’는 통화연결음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2002년 당시 벨소리에서 100만건을 웃도는 내려받기 기록을 세우고 역대 최다 건수 왕좌에 올랐다. 콘텐츠 업계에서는 한 업체에서 8만건 이상의 내려받기가 이뤄지면 ‘히트곡 명예의 전당’ 반열에 오른다고 본다.
서서히 달궈지는 월드컵 열기에 맞춰 가장 인기를 끄는 곡들은 윤도현밴드의 ‘애국가 록 버전’과 버즈의 ‘레즈 고 투게더’다. 에스케이텔레콤과 케이티에프가 무료 내려받기 행사로 후원하는 곡들이기 때문이다. 레즈 고 투게더는 케이티에프에서만 5만건 내려받기를 기록한 데 이어, 에스케이텔레콤에서도 월드컵 노래 2위를 차지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멀지 않았다. 엘지텔레콤에서는 윤도현밴드, 현영, 버즈가 1~3위를 차지한다.
응원가들은 대개 익숙한 멜로디에 노랫말을 입혔다. 대부분이 빠른 리듬에 비트가 강한 록의 형식을 띠고 있는데, 이따금 트로트나 국악 형식을 빌리기도 한다. 노랫말을 살펴보면, 18곡 가운데 13곡이 ‘대한민국’이라는 구호를 중간에 끼워넣은 게 특징이다.
개그로 승부를 보는 경우도 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업체 다날에서 통화연결음·벨소리를 기획하는 뮤직사업부의 하상욱(28) 대리는 “개그콘서트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고음불가’ 팀에게 월드컵 응원가를 부르게 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5월 에스케이텔레콤이 ‘컬러링’이란 이름으로 통화가 연결되기까지 음악을 들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케이티에프와 엘지텔레콤도 같은 서비스를 내놨다. 벨소리는 1999년 단음으로 출발해 현재는 나무랄 데 없는 원음을 구현한다.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자료를 보면 통화연결음과 벨소리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디지털 음악산업 규모는 2천억원대를 넘어섰다. 이통사 관계자들은 “디지털 음악산업이 음반산업 규모를 넘어선 게 2003년”이라며 “40여일을 앞두고 월드컵 마케팅이 불붙으면 월드컵 응원가들이 ‘오! 필승 코리아’의 100만건 아성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세라 김기태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