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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박영배, 귀여운 ‘떡국장사’ 스피드 씨름

등록 2006-08-11 19:21

백두장사 번쩍 들어올린 박영배
튼튼한 허리·화려한 기술 일품
“속전속결 경기로 인기 찾아야죠”
생애 첫 민속씨름 백두장사 꽃가마를 타던 날. 153kg의 거구인 아들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2002년 12월31일. 현대삼호중공업 씨름단 입단을 하루 앞두고 아버지와 식사를 한 뒤 고향 구미를 떠나온 아들은 바로 그날 청천벽력 같은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사망. 아침까지만 해도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던 아버지는 일을 하러 간 대구에서 눈을 감고 아들을 맞았다. “아버지가 계셨다면 정말 좋아하셨을텐데….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지못해 너무 아쉽죠. 할머니를 찾아뵈었는데 ‘대견하다’며 눈물을 흘리시더라고요.”

아버지 영전에 백두장사 타이틀을 안긴 박영배(24). 팀선배 이태현(30)이 최근 종합격투기 프라이드 진출을 선언한 뒤 ‘절대강자’가 사라진 백두급에서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모래판의 새 강자다. 그는 지난 9일 충북 제천장사씨름대회 백두급에서 팀동료 하상록을 들배지기로만 두판을 따내 2-1로 우승했다. 지난해와 올해 이벤트 성격인 설날장사에 오른 적이 있지만, 정규대회 백두장사는 처음이다.

그는 “친구들이 이벤트로 열린 설날에만 이겨 ‘떡국장사’라고 했는데 그 꼬리표를 떼어내 기분이 좋죠”라며 기뻐했다.

그는 대회 내내 주특기인 들배지기로 상대를 눕혔다. 상대를 나무뿌리 뽑듯 들어올려 육중한 무게를 허리로 지탱한 뒤 돌려버리는 박영배의 화려한 기술은 그의 큰 덩치를 무색케한다. 그는 “허리 힘은 누구에게도 뒤지지않는다”며 자신있어 했다.

태어날 땐 3.2kg 정도였다는 박영배는 아버지(1m84) 어머니(1m70)의 큰 체격을 물려받은 것 같다고 했다. 이태현의 구미초등학교 후배인 박영배는 “사고로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꼭 천하장사가 돼라며 초등학교 3학년 때 씨름을 시키셨어요”라며 씨름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사실 박영배의 체급에서 1m84는 큰 키가 아니다. 그는 “학창시절 무제한급에 나가면 내가 가장 왜소했어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순박한 외모 때문에 ‘귀여운 장사’로도 불리는 박영배가 소망하는 것은 민속씨름의 부흥과 천하장사 등극. “4년 전만 해도 어느 지역장사대회를 가도 관중이 꽉 찼고, 잘 모르는 저에게도 사인을 해달라는 분들이 많았어요. 요즘은 선수들도 경기할 맛이 안난다고 해요. 젊은 관중을 모을 수 있는 방법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 규칙이 필요해요. 제가 속전속결의 씨름을 하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박영배는 “저까지 이종격투기로 가면 누가 씨름합니까”라며 “이태현 선배님을 대신할 선수라는 얘기가 부담도 되고 자극도 돼요. 제가 가장 잘하는 씨름에서 천하장사가 되고싶어요”라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사진 한국씨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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