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상파울루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8일 출국하는 한국대표팀 선수단이 4일 훈련을 마친 뒤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여자농구대표 세대교체…“세계선수권 8강 간다”
“수비 열넷이야!” “잘라야지!” “뛰어!”
4일 오후 태릉선수촌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훈련장. 휘문고와의 연습경기에서 유수종(59)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19~27살로 세대교체를 이룬 대표팀은 1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개막해 24일까지 열리는 2006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세대교체 성공할까?=30대 국가대표 베스트5 전주원(34·신한은행) 김영옥(32·우리은행) 박정은(30·삼성생명) 이종애(31·〃) 정선민(32·국민은행)이 이번에 모두 제외됐다. 대신 최윤아(21·신한은행) 김세롱(20·삼성생명) 김정은(19·신세계) 이경은(19·우리은행) 등 ‘젊은피’가 수혈됐다. 스물일곱의 김계령(우리은행)이 주장을 맡을 정도다. 그러나 세계선수권과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대회를 앞두고 섣불리 세대교체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유수종 감독은 “포인트가드가 가장 취약하다”며 “다만, 어린 선수들이라 하루가 다르게 실력이 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스페인 잡고 8강 간다=한국(세계랭킹 8위)은 브라질(4위) 스페인(6위) 아르헨티나(16위)와 함께 1라운드 A조에 속해 있다. 아르헨티나를 제물로 2라운드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첫날 개막경기에서 스페인을 꺾어야 8강 진출이 쉬워진다. 한국은 스페인에 1994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8-89,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61-64로 분패한 적이 있어 이번이 설욕의 기회다.
한국의 베스트5는 포인트가드 박선영(27·신한은행), 슈팅가드 변연하(26·삼성생명), 스몰포워드 김은혜(24·우리은행), 파워포워드 신정자(26·금호생명), 센터 김계령이 나선다. 골밑은 강지숙(27·신한은행) 강영숙(25·〃) ‘숙자매’와 홍현희(24·우리은행)까지 버티고 있다.
“여자농구, 르네상스를 열어라!”=유수종 감독은 선수들에게 틈만 나면 세가지를 지시한다. “첫째, 세컨샷은 없다. 한번에 성공시켜라. 둘째, 기계처럼 뛰어라. 기동성과 3점슛만이 살길이다. 셋째, 여자농구의 르네상스를 다시 열어라.”
유 감독의 이런 지시에는 한국 여자농구만의 색깔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이 담겨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6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 여자농구 발전의 밑거름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8일 인천공항을 통해 장도에 오른다.
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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