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기 인제대 교수(앞줄 왼쪽 두번째)가 11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민속씨름동우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씨름연맹의 영구제명 징계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이 교수의 스승인 황경수 전 현대씨름단 감독, 이승삼 마산씨름단 감독(이상 앞줄 오른쪽부터) 등 씨름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만기 “씨름존폐 기로…제명철회 안되면 타이틀 반납”
최근 한국씨름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한 이만기(43) 인제대 교수. 그는 11일 서울 타워호텔에서 제명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종격투기로 진출한 이태현(30)을 먼저 떠올렸다.
그는 “어제 (일본에서 열린) 이태현 경기를 보셨냐”고 취재진에 물었다. 그리곤 “전 피눈물이 앞을 가려 경기를 끝까지 볼 수 없었다. 천하장사로서 영웅대접을 받아야 할 후배가 이종격투기로 빠져나가 경기하는 모습을 볼 때 선배로서 부끄러움과 참담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어차피 프라이드로 갔으니 씨름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기대했는데, 기권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태현이가 체력이 떨어져 등을 돌려섰을 때…”란 말을 할 땐 안타까움 때문인지 입술을 지그시 깨물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씨름이 존폐의 기로에 섰는데 연맹이 나를 영구제명하고 장사타이틀 박탈 운운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연맹에 물었다. 징계가 철회되지 않으면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민속씨름동우회 회원들과 함께 장사타이틀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65명 회원 중 반납 동의를 받은 타이틀 수만도 135개. 이 교수(천하장사 10번, 백두장사 18번, 한라장사 7번, 기타장사 14번)도 49개의 타이틀을 갖고 있다. 이 교수는 “상벌위원회 결정 통보도 서면으로 받지 못했다. 재심청구라는 절차가 남았는데도 연맹이 섣불리 언론에 알려 생긴 내 명예훼손은 누가 책임질건가”라고 아쉬워했다.
글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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