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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우상’만큼 빛나는 제2농구인생 꿈꾼다

등록 2006-09-12 18:24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코치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한 조성원(왼쪽) 코치가 최병식 감독과 팔씨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코치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한 조성원(왼쪽) 코치가 최병식 감독과 팔씨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다출장·득점·3점슛…‘플레이오프 사나이’ 명성
중3때 농구시작 ‘최고선수’ 거듭난 대기만성형
국민은행 코치 3주차…“부끄럽지 않은 아빠 되겠다”
[이사람] 선수생활 접고 코치로 변신한 농구스타 조성원씨

관중들은 일제히 “조성원” “조성원”을 연호했다. 조성원(35)은 눈물을 꾹 참았다. 하지만 후배 추승균(32)은 이내 눈시울을 붉혔다. 프로농구 전주 KCC ‘캥거루 슈터’ 조성원 은퇴경기가 열린 8월29일. 전주실내체육관 팬들은 ‘자신들의 우상’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국내에서 전지훈련 중이던 베이징 덕스와 친선경기는 조성원 은퇴경기로 치러졌다. 체육관은 5천여 팬들로 가득 찼다. 케이씨씨 관계자들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성원의 선수시절은 화려했다. ‘플레이오프의 사나이’란 별명답게 플레이오프 최다출장(70경기), 최다득점(1112점), 최다3점슛(207개) 기록을 갖고 있다. 1998~99시즌 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와 2000~200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에도 뽑혔다.

그는 대기만성형이다. 배재중 3학년이 돼서야 농구를 시작했다. 고교(홍대부고)는 친구에게 ‘묻어서’ 갔다. 고2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더니 대학(명지대) 때는 3점슈터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프로농구 현대 소속이던 1997~98시즌 기아와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정규리그 9시즌을 뛰며 통산 6402득점(평균 14.8득점)에 3점슛 1002개(평균 2.3개)를 쏟아부었다.

애초 마흔살까지 선수생활을 하려 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왼쪽무릎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 6월30일 은퇴를 선언했다. 벤치 지키는 것보다 후배에게 기회 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미국이나 호주로 연수를 떠나려고 했다. 그때 여자프로농구 국민은행 최병식(40) 감독이 그를 붙잡았다. 최 감독과는 현대시절 3년간 방장과 방졸로 지낸 의형제 같은 사이다. 코치직을 제의받았다. 처음엔 망설였다. 하지만 연수는 조금 미뤄도 된다고 생각했다.

8월20일 어색한 지도자 생활이 시작됐다. 그는 “처음엔 여자선수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며 웃었다. 곧 일본 나고야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선수들과도 부쩍 친해졌다. 지도자로 변신한 지 이제 3주가 지났다. 요즘엔 경기도 분당 ‘JDI 스포츠클리닉’을 오가며 선수들 재활을 돕고 있다. 더욱이 11일부터는 최 감독이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참관을 위해 브라질로 떠나 책임이 더욱 막중해졌다.

조성원 코치는 중3 때부터 꼭 20년 동안 선수생활을 했다. 그리고 ‘20년’ 지도자 생활 첫 관문에 섰다. 그는 “마치 시험보는 기분이다. 이제 1번 문제를 풀고 있다”고 했다. ‘1번 문제가 어떻냐’고 물었더니, “어렵다”면서 웃었다.


조 코치의 천안숙소 책상 위에는 아들 종민이 사진이 놓여 있다. 그는 “종민이를 보면서 언제나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리라고 다짐한다”고 했다.

천안/글·사진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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