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청소년야구, 종주국 미국 꺾고 정상
높아진 마운드 비결…4승 김광현 MVP
높아진 마운드 비결…4승 김광현 MVP
그들은 궁금할 것이다. 1만3천개 대 56개. 미국과 한국의 고교 야구팀 수는 실제 실력보다도 더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사실마저 모르는 그들을 또 한번 놀라게 했으니….
허세환(광주일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청소년야구가 ‘종주국’ 미국을 무너뜨리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제22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한국대표팀은 28일(한국시각) 쿠바 상티 스피리투스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9회말 터진 임익준(광주동성고)의 끝내기 안타로 미국을 4-3으로 누르고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2000년 대회(캐나다) 이후 6년 만에 맛본 우승이자 1981년과 94년 대회를 포함해 네번째 챔피언 등극이다.
■ 미국만 만나면 좋아!
묘하게도 한국이 거둔 네번의 우승은 모두 미국을 꺾고 달성한 것이다. 그 자신감이 극적인 역전승을 가능케 했다. 한국은 이날 2-2로 팽팽하던 6회초 1사 3루에서 적시타를 허용해 2-3으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8회말 볼넷으로 나간 임익준을 황인권(장충고)이 2루타로 불러들이며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9회초 무사 1루의 위기에선 1회 구원등판해 3이닝을 버텨낸 뒤 외야수비를 보던 김광현(안산공고·사진)이 다시 등판해 삼진 2개를 뽑으며 무실점으로 막아 분위기를 한국 쪽으로 끌어당겼다. 결국 9회말 마지막 공격 무사 1, 2루에서 임익준이 유격수 키를 가까스로 넘기는 안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 마운드는 세계 최고
예선 포함 8경기 2.13의 평균자책이 말해주 듯 한국팀의 우승비결은 높아진 마운드에 있다. 내년 시즌 계약금 5억원을 받고 에스케이 와이번스에 입단하는 좌완 김광현은 결승전 승리 포함해 4승을 혼자 거두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2차 1지명으로 기아에 입단하는 양현종(광주동성고)은 예선 성적으로 가린 평균자책 부문 1위(9⅔이닝 무실점)를 차지했다.
구경백 대한야구협회 홍보이사는 “김광현 양현종 이용찬(장충고)이 이끄는 투수진의 수준이 역대 최고”라며 “적어도 아마추어에선 미국과의 실력차를 거의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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