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란이 2006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최중량급 용상 3차시기에서 179㎏을 들어올려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산토도밍고/AP 연합
세계역도선수권 2연패
“부담스럽지 않았다. 나도 그처럼 열심히 해왔다.”
“전국체전이나 아시안게임이나 내겐 최선을 다해야 할 경기일 뿐이다.”
한국 여자역도의 간판스타 장미란(23·원주시청)에게 역도는, 지금 그곳이 어디든, 상대가 누구든,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다.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심판의 애매한 판정으로 은메달에 그친 뒤에도 “상대가 잘해서 이겼는데 내가 아쉬울 게 있나”며 되묻던 그였다. 2년 새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 자신을 뛰어넘는 순간 세계 최고가 돼 있다는 사실이다.
8일(한국시각)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열린 2006 세계역도선수권 여자 최중량급(75㎏ 이상급) 경기. 장미란은 인상 3차시기에서 135㎏을 들어올려, 1㎏을 더 든 중국 라이벌 무슈앙슈앙(22)에 이어 은메달로 밀렸다. 하지만, 용상 마지막 3차시기에서 179㎏을 번쩍 들어올려 무슈앙슈앙(178㎏)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으며, 합계에서도 314㎏으로 무슈앙슈앙과 같은 기록을 냈지만 체중차(무슈앙슈앙 130.91㎏, 장미란 113.52㎏)로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카타르 도하 세계역도선수권에서 용상 172㎏, 합계 300㎏으로 챔피언이 된 뒤 2연 연속 세계 최고의 역사로 거듭난 순간이었다.
국제역도연맹(IWF) 공식 홈페이지가 “두 여성의 전투는 역도사에 오래 기억될 것”이라고 할 만큼 둘의 대결은 이번 대회 하이라이트였다. “말할 수 없이 기쁘다”는 장미란은 “12월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도 금메달을 따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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