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김승현이 20일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매서운 눈초리로 전자랜드 골밑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 뒤는 전자랜드 정선규. 대구/연합뉴스
피트 마이클 앞세워 종료 2분전 역전
종료 5초 전 동점을 노린 전자랜드 조우현의 3점슛이 림을 외면했다. 순간, 이번 시즌 데뷔전을 치른 최희암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대구 오리온스는 20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6~2007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 홈 개막경기에서 종료 직전까지 진땀 승부를 벌인 끝에 인천 전자랜드를 92-87로 물리쳤다.
종료 15.7초 전 90-87로 뒤진 전자랜드의 마지막 공격. 전자랜드는 빠른 패스로 왼쪽 측면 3점라인 밖에 있던 조우현에게 노마크 슛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조우현의 손을 떠난 공은 백보드를 스치며 빗나갔다.
그리스리그 출신의 ‘초특급 외국인선수’ 피트 마이클(오리온스·37득점 12튄공)과 브랜든 브라운(전자랜드·29득점 11튄공)의 대결에서 마이클이 웃은 경기였다.
출발은 전자랜드가 좋았다. 브라운-아담 파라다-김성철의 삼각편대 슛이 폭발하며 1쿼터 한때 10점 차까지 앞섰다. 그러나 오리온스는 2쿼터 1분30초를 남겨두고 김승현과 제러드 호먼이 연속 7점을 몰아넣으며 전반을 48-43로 역전하는 데 성공했다.
두 시즌 연속 꼴찌에 머문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11명을 새 얼굴로 물갈이한 전자랜드는 과거의 팀이 아니었다. 그대로 주저앉을 것만 같았던 전자랜드는 브라운이 3쿼터에서만 14점을 몰아넣으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오리온스가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은 종료 2분여 전. 마이클과 김병철의 잇단 자유투로 89-87 역전에 성공한 뒤 남은 시간을 잘 막아 승리를 챙겼다. 전자랜드는 1분10초를 남기고 브라운이 갑자기 왼쪽 다리 부상으로 벤치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오리온스는 4.1초를 남기고 김병철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넣으며 승리를 확인했다. 오리온스 김진 감독은 “(리 벤슨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갑자기 뽑은 제러드 호먼이 뜻밖에 잘해줬다”고 말했다.
한편, 신인왕 후보 간 대결로 관심을 모은 전자랜드 전정규(4득점 2튄공)와 오리온스 주태수(5득점 1튄공)는 나란히 부진하며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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