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수 활약 13점차 뒤집어
서울 삼성과 전주 케이씨씨(KCC)는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삼성-현대 재계 맞수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시즌에도 3승3패로 팽팽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두팀은 안방경기를 모두 이겼다.
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팀간 올 시즌 첫 대결.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은 가드 이세범이 동부로 옮겼을 뿐 전력누수가 거의 없다. 2명의 외국인 선수도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교체하지 않았다. 반면, 케이씨씨는 ‘전력의 핵’ 조성원이 은퇴했고, 찰스 민렌드는 창원 엘지(LG)로 옮겼다. 새 외국인 선수 마이클 라이트는 발목부상을 당해 시즌을 코앞에 두고 타이론 그랜트로 부랴부랴 교체됐다.
누가 봐도 삼성의 우세가 예상되는 경기. 그러나 맞수대결은 언제나 예측불허다. 케이씨씨가 올 시즌 첫 연장접전 끝에 삼성에 92-8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종료 2.6초 전, 84-86로 뒤진 케이씨씨의 마지막 공격. 타이론 그랜트의 골밑슛이 림을 맞고 튀겨나왔다. 경기가 그대로 끝날 것 같은 순간, 바비 레이저가 솟구쳐 오르며 극적인 버저비터 골을 성공시켰다. 86-86 동점. 연장은 그랜트를 위해 마련된 무대였다. 그랜트는 연장에서 3점슛 2방으로 삼성을 침몰시켰다.
케이씨씨는 4쿼터 종료 2분 전 이상민(15점 14도움 6튄공)이 부상으로 실려나갔지만 김진호 신동한 등 식스맨들이 똘똘 뭉쳐 귀중한 승리를 일궈냈다.
삼성은 서장훈-네이트 존슨-오예데지 ‘트리플 타워’가 겹겹이 성을 쌓으며 3쿼터까지 13점차로 앞섰지만, 막판고비를 넘기지 못해 땅을 쳤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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