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병준군과 함께 철인3종 즐기는 강동일씨
“아빠랑 운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워요.”
병준(13·울산 동구 화암초등 6년)이는 날마다 저녁 아빠랑 동네를 함께 뛰는 것이 기다려진다. 2㎞ 이상을 뛸 때쯤 숨이 차올라 힘들지만 아빠가 옆에서 함께 달리는 것을 보면 다시 힘이 난다.
“지난해 여름 병준이가 철인 경기를 하겠다고 했어요. 학교생활에만 매여 있는 것보다 철인경기를 접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죠.”
병준이를 철인경기로 끌어들인 것은 아버지 강동일(42)씨였다. 건강을 위해 2002년 수영 3.8㎞, 사이클 180㎞, 마라톤 42.195㎞를 17시간 안에 주파해야 하는 철인 3종을 시작한 강씨가 이듬해부터 국내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따라다니던 병준이가 자연히 철인경기에 빠져든 것이다.
강씨 부자는 지난해 여름부터 동네를 함께 뛰며 체력을 쌓았고 주말엔 수영장에서 수영을 함께 했다. 때때로 강씨가 코치 겸 감독이 되어서 병준이를 열심히 훈련시켰다.
강씨 부자의 피나는 연습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강씨는 2004년 강원도 속초에서 열린 철인 3종 경기 단체전(5명이 한 팀으로 출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병준이는 철인경기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지 않은 올 4월 국내 근대 5종 경기연맹 주관으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어린이 철인 경기 ‘비아틀’(100m를 헤엄치고 2㎞를 달리는 경기) 대회에 참가해 200여명의 쟁쟁한 선수를 제치고 1등을 차지해 세계대회 출전권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국내 비아틀 대회에서 따낸 출전권으로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제8회 비아틀 세계선수권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선수로 참가해 아깝게 등수에 들지는 못했지만 세계인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뤘다.
강씨는 “아들과 함께 철인경기를 하면서 대화도 잘되고 사이가 좋아졌다. 차분해지고 의지도 강해진 아들을 보니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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