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코나미컵 삼성 라이온즈와 라뉴 베어스 경기가 열린 일본 도쿄돔에서 왼쪽부터 이우성(12·대전유천초) 임상현(〃·군산남초) 조동균(〃·청주석교초) 박성모 (〃·군산남초) 김태음 (〃·광주수창초)
일 도쿄돔 찾은 한국야구 꿈나무들
“다 좋아요. 야구장에서 파는 닭꼬치도 더 맛있는 것 같아요.” 그들에겐 일본 도쿄돔이 “꿈만 같다”. ‘우리편’이 이겼으면 좋겠지만, 꿈에 그리던 야구장엘 들어선 감동은 승리의 기쁨보다도 더 소중하다. 이제 막 야구에 빠져버린 어린 꿈나무에게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2006이 열린 일본 도쿄돔은 영원히 추억될 ‘결정적 순간’이다. “생각보다 별로 안 큰데요.” 이우성(12·대전유천초6)군의 이 한마디에 김태음(12·광주수창초6)군이 핀잔을 던진다. “아까는 ‘우와~ 크다’ 그러더니.” 이들은 지난 9월 열린 2006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배 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맞붙었던 상대들. 야구위는 대회 4강에 오른 학교의 교장·감독·주장 선수들을 코나미컵에 초대했고, 이들은 10일 도쿄에 도착하자마자 삼성 라이온즈와 라뉴 베어스(대만) 경기를 관람했다. 박성모(12·군산남초6)군은 자비를 털어 일행에 합류했다. “한국에서도 야구 보런 잘 못 갔는데 ….” 늘 텔레비전으로만 보던 도쿄돔에 직접 와보니 “꿈 같다”며 야구장 지붕과 담장, 그라운드의 선수들 움직임까지 꼼꼼히 살핀다. 자신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는 건 행운이다. 꿈 같은 지금 이 순간이, 어린 선수들에겐 언젠가는 운동장에 서 있을 자신을 상상하는 소중한 순간이다. 야구위원회 육성위원장으로 선수들과 동행한 이광환 전 엘지 트윈스 감독은 “처음 야구장엘 갔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며 “오늘의 기억이 이들에겐 ‘꿈’을 키우는 소중한 밑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중에 다시 올 일이 있겠죠?” 부러움과 긴장감이 섞인 표정으로 야구장을 바라보는 이군의 눈빛에는 먼훗날 자신의 미래가 그려지는 듯 보였다. 도쿄/글·사진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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