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김성윤 부부의 웨딩 때 모습.
유도 장성호 ‘은메달 전문’ 딱지 떼려 구슬땀 연습
4년전 AG 아쉬운 2등…“결혼 1주년 선물은 금메달”
4년전 AG 아쉬운 2등…“결혼 1주년 선물은 금메달”
“아내가 보는 앞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짜릿한 결혼 1주년 선물이 되겠죠?”
‘얼짱’ 유도스타 장성호(30·수원시청·100㎏ 이하급)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고 온 뒤 두살 어린 여자를 소개받았다. 팬클럽 행사를 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을 때인데 여자는 장성호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줄도 몰랐다고 한다. “유도가 레슬링처럼 쫙 달라붙는 옷을 입고 하는 것으로 알더라고요.” 둘은 연애 1년2개월만인 2005년 12월17일 부부가 됐다. 그러나 신혼의 달콤한 시간은 뒤로 미뤄야 했다. “태릉선수촌에 들어오면서 지금까지 주말부부가 됐어요. 용인 집에서 처제랑 지내는데 늘 미안했죠.” 아내는 이제 장성호의 열렬한 후원자가 됐다. 뭘 입고 유도를 하는지도 모르던 아내는 장성호의 미니 홈페이지에 “우리 남편은 도복 입을 때 가장 섹시하다”는 글까지 올려놓았다.
장성호는 카타르 도하아시아경기대회(12.1~15일)에 아내를 오라고 했다. 결혼 1주년이 되는 12월. 참고 견뎌준 아내에게 ‘황금’ 선물을 안겨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그리고 장성호는 아내의 힘까지 더해 ‘은메달 전문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칭호도 꼭 떨쳐내고 싶다고 했다.
17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2006 KRA컵 코리아오픈 유도대회에 국가대표팀 기술시범을 하려고 온 장성호는 “제가 은메달 그랜드슬래머잖아요”라며 웃었다. 그러고보니 장성호는 2001 여름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2003·2004년), 2002 부산아시아경기대회,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4년 전 부산아시아경기대회의 아쉬움을 떠올렸다. “결승에서 일본의 스즈키를 맞아 잘한 것 같은데 판정패로 졌죠. 그때 금메달을 땄으면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이었는데….”
도하아시아경기대회에서 경쟁상대는 일본의 이시히. 장성호는 이시히와 2004년과 2005년 두번 붙어 모두 진 경험이 있다. “나보다 열살 어린 선수와 싸워야 하기 때문에 체력훈련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개막식 다음날 경기를 하는데 제가 한국의 첫 금메달이 될 가능성도 있어 잘하고 싶어요.”
은메달 한을 풀겠다는 남편에게 아내 김성윤씨는 미니홈페이지에 닭살스런, 그러나 사랑스러운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울 여뽀야는 뭐든지 잘해요. 난 당신을 100% 믿어요.” 제주/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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