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검객=원우영·남현희
“내 운명같은 여자입니다.” 펜싱 남자 사브르의 원우영(25)은 7년 전 국가대표팀 상비군에서 남현희(25)를 처음 봤다. “작고 귀여웠어요. 2주가 지났나? 사귀자고 했더니 ‘알았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둘의 사랑은, 올해 초 남현희가 성형수술로 훈련을 소홀히했다며 대한펜싱협회로부터 선수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당하면서 더 단단해졌다. “강한 여자예요. 근데 제 앞에서 울더라고요.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어요. 붙잡았죠. 아무 것도 아닌 듯 흘려보내라고 했어요. 그간의 노력이 아까웠으니까요.”
2002년 아시아선수권에서 동반 우승한 둘은 2006 카타르 도하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모두 2관왕(개인·단체)에 도전한다. 원우영은 지난 10월 세계선수권 개인전 동메달을 딴 강자다. 그 스스로도 “아시아에서 제 경쟁상대는 없다고 봐야죠”라고 했다.
지난해 한국 펜싱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플뢰레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거머쥔 남현희는 대표팀 동료 서미정과 금메달 2파전을 벌인다. “사귀면서 같이 좋은 성적을 내니까, 너무 좋아요. 현희와 다치지 말고 함께 금메달을 따자고 약속했죠.” 남현희는 원우영을 “하나뿐인 내사랑”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 사랑에게 “우리 넘어져도 딱 100번만 다시 일어서자”며 미소를 지었다.
레슬링 형제=김인섭·정섭
“그땐 제 금메달을 동생에게 주고 싶었어요.” 형은 1998년 방콕과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모두 레슬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동생은 동메달(1998년), 은메달(2002년)에 만족했다.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내가 우승하고도 기뻐할 수가 없었어요. 동생이 졌는데 당연하죠. 난 형이잖아요.”
2000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인섭(33)은 동생 김정섭(31)의 아시아경기대회 2전3기 도전을 같이 한다. 올해 대표팀 코치가 된 김인섭은 동생의 연습상대가 돼주며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유도를 같이 하다 제가 레슬링으로 바꾸면서 동생이 2년간 운동을 그만뒀는데, 제가 동생에게 레슬링을 하라고 했어요. 유도도 나보다 훨씬 잘했던 동생입니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4㎏급 김정섭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 최근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도 제패했다. 경쟁상대는 4년 전 결승 연장전까지 갔다가 진 일본의 마쓰모토 신고. 형은 강한 믿음을 보냈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한번 다시 붙어 동생이 이겼어요. 아마 두번 실패해서 동생이 부담을 갖고 있겠지만, 그걸 이겨내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죠. 제 동생이 아주 듬직하거든요.” 사이클 부자=장윤호·선재 “처음엔 말렸어요. 중학교 1학년 2학기 때 사이클을 하겠다는 거예요. 아빠가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사이클 남자 중장거리 부문 장윤호(46) 감독은 국가대표 아들 장선재(22)와 함께 도하에 간다. 장 감독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그는 금메달 1개를 아깝게 놓치는 바람에 연금 점수가 1점이 모자라 연금을 받지 못한다. “아들은 이걸 돈의 문제가 아니라 명예라고 생각한거죠. 제가 88년 서울올림픽 때 허리를 다쳐 나가지 못했는데, 당시 4살이던 아들이 그걸 기억하더라고요. 자기가 대신 타 보겠다는 거죠.” 장선재는 개인추발 4㎞와 도로단체에서 2관왕을 노린다. 그는 최근 호주에서 열린 1차 월드컵 개인추발 4㎞에서 한국신기록, 도로단체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내일 모레 제대하는데 휴일도 없이 훈련하는 놈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빠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하는데 나보다 나은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본 아빠의 모습이 멋있었다며 자전거를 정말 좋아합니다.” 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84㎏급 김정섭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다. 최근 2년 연속 아시아선수권도 제패했다. 경쟁상대는 4년 전 결승 연장전까지 갔다가 진 일본의 마쓰모토 신고. 형은 강한 믿음을 보냈다. “부산아시아경기대회 이후 한번 다시 붙어 동생이 이겼어요. 아마 두번 실패해서 동생이 부담을 갖고 있겠지만, 그걸 이겨내기 위해 훈련을 많이 했죠. 제 동생이 아주 듬직하거든요.” 사이클 부자=장윤호·선재 “처음엔 말렸어요. 중학교 1학년 2학기 때 사이클을 하겠다는 거예요. 아빠가 못다 이룬 꿈을 대신 이루겠다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사이클 남자 중장거리 부문 장윤호(46) 감독은 국가대표 아들 장선재(22)와 함께 도하에 간다. 장 감독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86년 서울 아시아경기대회 동메달을 획득했다. 그러나 그는 금메달 1개를 아깝게 놓치는 바람에 연금 점수가 1점이 모자라 연금을 받지 못한다. “아들은 이걸 돈의 문제가 아니라 명예라고 생각한거죠. 제가 88년 서울올림픽 때 허리를 다쳐 나가지 못했는데, 당시 4살이던 아들이 그걸 기억하더라고요. 자기가 대신 타 보겠다는 거죠.” 장선재는 개인추발 4㎞와 도로단체에서 2관왕을 노린다. 그는 최근 호주에서 열린 1차 월드컵 개인추발 4㎞에서 한국신기록, 도로단체에서 아시아신기록을 세웠다. “내일 모레 제대하는데 휴일도 없이 훈련하는 놈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아빠의 피를 물려받았다고 하는데 나보다 나은 것 같아요. 어린 시절 본 아빠의 모습이 멋있었다며 자전거를 정말 좋아합니다.” 글·사진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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